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조니 선 지음, 홍한결 옮김 / 비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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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휴가의 계절이다. 휴가 시즌에 딱 맞는 제목을 가진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노란색의 표지가 유독 눈길을 끄는 작품은 조니 선의 에세이다. 사실 에세이를 읽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문학의 은유가 아닌 타인의 생각 그대로를 읽는다는 것이 뭔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던 일을 멈추고’라는 표지의 문장이 나의 눈을 사로 잡았다.

 

 

 

📗 작가 조니 선 캐나타의 작가,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기존에 어떠한 작품을 썼는지, 어떠한 작업을 했는지 전무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편견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알고보니 무척이나 유명한 아티스트였다. 이러한 예술가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며 휴식을 취할까 궁금해졌다.

 

 

 

📗 책은 작가의 짧은 글들을 모은 에세이이다. 특별한 주제나 형식없이 작가의 의식의 흐름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첫 글을 읽으면서 작가의 갤과물에 대한 집착을 우선 읽을 수 있었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예술가가 진짜로 할 수 있는 휴식은 무엇일까? 휴식의 결과물까지 만들어 내고자 하는 작가의 예술적 강박이 느껴지지도 한다.

 

 

📌 ’생산적’으로 보내지 않은 시간이 보람 있으려면 뭔가 결과물을 생산해야 할 것 같았다. -10p

 

 


 

📗 작가 조니 선은 작은 식물들을 키우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책 전반에 걸쳐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식물들마다 키우는 방법과 키우는 모습들이 상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그 식물들의 아기자기한 모습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하고 있는데, 예술에 대한 강박적인 생각을 식물키우기로 중화시키고 있는 모습은 아닐까? 어쩐지 작가가 조금은 안쓰럽다.

 

 

📌 어쩌면 성과의 기약이 없는 일에 한평생 매달리고 나서, 시간을 투입하면 그만한 보상이 반드시 주어진다는 판타지 속으로 도피하는 것이 꿈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작물을 심고 보살피면 뭔가가 자라날 테니까. -111p

 

 

 

 📗 책에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도 꽤나 인상적으로 실려 있다. ‘계란 스크램블 만들기’라는 제목의 글은 계란요리를 통해 부모님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글이다. 이 책에서 가장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계란 요리를 만드는 방식의 변화와 삶의 방식의 변화를 이어 가족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부분은 사소한 변화에서 의미를 찾아가는 작가의 특별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 요리하면서 떠올랐던 추억이 모두 계란에 흡수되었고, 계란을 먹으면서 그 추억을 모두 다시 내 안으로 받아들인다고 상상하며 먹는다. -89p


 

 

📗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세상을 사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 얼마나 강박적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니 휴식의 결과물까지 프로젝트 삼아 글을 쓰는 거겠지만.. 그리고 자신에 대한 성찰과 작업에 대한 글들에서는 예술가의 생각을 직접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이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 우리가 스스로의 변화를 관찰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물 밖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 제자리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하루하루 가라앉지 않고 버티느라 여념이 없는지도. -151p

 

 

 


📗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는 가족, 예술, 친구, 식물 등 다양한 글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 같지만, 결국 조니 선이 가지고 있는 삶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글은 없다..) 왜 사람들이 에세이를 읽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나와 다른 방식의 삶을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일. 이처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또한 예술가는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특별한 필터 없이 보여주는 수 많은 글들에서 ‘나의 세계는 어떠한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 바뀐 것이 나 자신일 때도 있다. -261p

 

 

 

 

  게시물은 비채 @drviche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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