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회>
삼총사들은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모두 화장실에 모였다. 모두들 화장실 한 칸에 들어가 안으로 문을 걸어 잠갔다. 한결이는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석우와 찬이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까 네가 그 우석인지 우돌인지 하는 "용 분식집" 할아버지에게 용을 돌봐 달라고 부탁을 받았는데 그녀석이 사라졌단 말이지?”
찬이는 아직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하긴 눈에 보이지 않는 용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한결이도 잘 알고 있었다.
“후, 그래, 믿지 못 하겠지만 그게 사실이야.”
한결이는 한숨을 푹푹 쉬며 말했다.
“난 믿어. 한결이는 우리에게 거짓말 할 친구가 아니잖아. 안 그래?”
“바보야, 누가 그걸 몰라? 그래도 이건 믿기 힘든 일이잖아.”
“그건 그래.”
석우가 초코 맛 젤리를 먹느라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넌 그것 좀 그만 먹어라 질리지도 않냐?”
“난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있을 땐 더 먹어야 한단 말이야.”
“어이구, 알았다. 알았어. 그나저나 한결아, 그 장난꾸러기 용을 찾으려면 우리도 뭐 단서 같은 게 있어야 하잖아.”
“믿기 힘든 일이라며? 그런데도 도와줄 거야?”
“믿기 힘든 다고 했지. 안 믿는 다곤 안했어.”
“그럼, 그럼!”
석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결이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고마워 얘들아……. 미르는 차가운 냉기를 내뿜는 녀석이니까 그 녀석이 주위에 있으면 차가움이 느껴질 거야”
“그리고?”
“참 그리고 그 녀석은 ‘그리’라는 걸 즐겨 먹어.”
“ ‘그리’? 그건 또 뭐야?”
“뭐 그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거지만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있다는 걸 알면 떼로 덤벼드는 이상한 놈들이야.”
“결국, 그것도 한결이만 볼 수 있는 거잖아.”
찬이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때였다. 한결이는 지난 번 그리들에게 쫓기던 때가 문뜩 생각났다.
“가만 그럼 미끼를 놓으면 어때?”
“미끼? 그게 무슨 소리야?”
“지난번처럼 내가 ‘그리’의 미끼가 되면 미르가 ‘그리’들을 먹으려고 달려오지 않을까?”
“그건 위험해. 그 ‘그리’란 것들이 널 해치기라도 하면 어쩔 건데?”
찬이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르 말로는 ‘그리’들은 사람을 해칠 수 없다고 했어.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게다가 지금은 그 방법 밖에 없어.”
“그럼, 우린 뭘 해야 하지?”
“내가 도와달라고 할 때 날 구해줘.”
“야, 참 너무나 간단하구나.”
석우가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겠어. 미르를 찾으려면 이 방법 밖에 없어.”
“그럼, 점심시간에 시작하는 거야?”
“그래, 점심시간! 준태 녀석은 점심때 운동장을 못나가니까 이번이 기회야.”
“우리가 잘할 수 있을까? 바보 삼총사가 용을 잡다! 좀 이상하잖아.”
“우리에게 잡히면 그 용은 정말 바보일 걸”
“으하하하 그러네.
“우 헤헤헤”
“하하하”
삼총사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아니 지금 웃지 않으면 겁이 나서 이런 바보 같은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없을 것 같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