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시즈 7SEEDS 8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바사라'가 나온지는 벌써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갖춘 만화를 찾기 쉽지 않다. '바사라'는 타무라 유미에게 명성을 가져다 준 동시에 굴레가 되었다. '드래곤볼'의 토리야마 아키라나 '세일러문'의 다케우치 나오코처럼 너무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버린 작가들은 그 작품들에 갇혀 더이상의 발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사라' 이후의 타무라 유미의 행보도 위태로웠다. 객관적으로 봐서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인데도 항상 '바사라'의 그늘속에 묻혀버렸던 것이다.

'7EEDS'는 바사라 이후 중장편들을 선보이던 타무라 유미가 다시 장편에 도전한 작품이다. 자고 일어나보니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낯선 곳에 떨어진 나츠. 사실 그녀는 행성의 충돌로 존폐위기에 놓인 인류가 남긴 마지막 희망인 7SEEDS 프로젝트의 수혜자였다. 멋데로 결정지어진 운명. 모든 것이 파괴되고 변해버린 세계에 더이상 희망은 있는 것일까.

7SEEDS 프로젝트는 각각 7명씩으로 이루어진 봄, 여름A, 여름B, 가을, 겨울 팀으로 나누어져있다. 열등한 인물로 이루어진 여름B팀을 메인으로 팀별로 각각의 장(章)으로 나눠져 교차해서 보여진다. 타무라 유미의 박력넘치는 선에는 역시 스케일이 큰 이야기가 제격이다. 또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상을 그리는데도 탁월하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좋은 사람'이라곤 할수 없다. 한순간도 방심할 할 수 없는 세계인만큼 숨겨진 본성이 여지없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리하게 그려내는 인간의 '약함'과 '강함'은 그 어떤 인물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성격이 뚜렷한 캐릭터들은 타무라 유미표 만화의 큰 장점이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역경은 너무 가혹하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독자 역시 성장할 수 있게 해준다.

사람들은 사라지고 도시는 붕괴했다. 살아남기 위해 식물도 괴물처럼 변해버린 삭막한 세계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통해 타무라 유미가 전하려 하는 희망은 무엇일까. 도저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작가가 어떤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갈지 역시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 다만 확실한건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등장인물들처럼 타무라 유미 역시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7SEEDS'가 '바사라'의 프리퀄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계가 그런식으로 이어지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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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미셸 2006-10-03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리퀄이라는 설'이 있다는 거 맞는 거 같네요
보면서 계속 '어라, 이거 바사라보다 앞 얘기 같네'라고 계속 생각했거든요
7seeds가 먼저 나오고 바사라가 나중에 나왔다면 왠지 흥미도가 떨어졌을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아무튼 오랜만에 만화가게가서 순전히 타무라 유미라는 이름 때문에 본 건데 아무래도 이거 사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