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구리의 계절 1
야치 에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야치 에미코님의 만화는 '내일의 왕님'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소란한 연극의 뒷무대처럼 밝고 경쾌했던 왕님에 비해 '스구리의 계절'은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계모와 동생의 제멋대로인 행동에도 불평불만 없이 살아가는 스구리는 딱히 예쁜 외모도, 뛰어난 특기도 없지만, 어릴적 추억으로 인해 좋아하게 된 목각인형에 대한 애정은 남다릅니다. 어느날 우연히 추억속의 그리운 친구였던 센을 만나게 된 스구리. 단조로운 일상에 던져진 옛추억은 새로운 바람을 불러옵니다. 

스구리를 함부로 대하는 계모와 동생, 답답할 정도로 착한 스구리를 보고 있으면 신데렐라 이야기가 절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잘 생긴 남자는 착한 여자에게 끌린다'는 순정만화의 법칙에 충실하게 센은 왕자님이 되어 나타납니다. 야치 에미코님의 만화는 사실 순정만화의 장르규칙에 충실한 익숙한 느낌의 이야기가 많습니다. 센과 스구리, 동생 유카리가 삼각관계가 될거란 것도 어렵지 않게 예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상하지 않고 오히려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점이 이 작가의 진면목이랄까요. 서글서글한 눈매를 가진 주인공의 성격만큼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오랫동안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던 작가의 연륜이 느껴지죠. 
'내일의 왕님'에선 연극을 통해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면 이번엔 목각인형입니다. 요즘의 아이들에겐 익숙하지않은 것이지만 나무로 조각한 인형의 소박함이 작품의 단아한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단단한 나무가 큰 손 안에서 따사로운 형태를 띄어간다. 그 감동은 거짓이 아냐. 이 마음은 거짓이 아냐."
어릴적 아름다운 추억은 이제 스구리를 지탱해주는 꿈이 되었습니다. 겉으론 유약해보여도 누구보다도 강한 마음을 가진 스구리가 걸어나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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