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김용주 지음 / 소동 / 2023년 11월
평점 :
평소에 미술작품을 보러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 보다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요즘도 가고 싶은 전시들은 챙겨서 가는 편이다. 6년도 더 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마크로스코 전시를 보았었다. 그 때 받은 충격은 진짜 어마어마 했다. 작품 자체도 너무 멋져 충격적이었지만 작품의 배치 및 공간의 활용이, 전시 디자인을 잘 모르는 나에게도 멋지게 다가왔었다.
그 이후로 전시회를 가면 그림만 보는 것이 앙니라 전시 공간을 함께 보게 되었다. 작품이 어떻게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벽면의 색깔이 무엇인지, 빛은 어떤식으로 작품에 떨어지며 전체 공간을 어떤 분위기로 만드는지 등을 본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책을 만났다.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물론 찾아보면 있겠지만 원래 가지고 있는 직업이 다르다보니 찾는 시도 자체가 쉽지 않았다. 늘 전시 디자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찾아온 책.
<전시 디자인, 미술의 발견> 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첫번째가 관계의 해석, 해석의 관계, 두번째가 내용이 형식이 될 때, 세번째가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다 라는 제목으로 독자를 맞는다.
읽어 보면 각 챕터마다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알 수 있다. 첫번째는 미술 작품과 작가의 삶 사이의 관계에 집중을 하고 두번째는 전시의 내용이 전시의 형식을 결정했던 경우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전시 구성에 있어서 한계가 있었던 전시들을 성공적인 전시로 바꾸었던 경우를 이야기 하고 있다.
각 챕터 안에는 이 책의 작가인 김용주 뮤지엄 디자이너가 공간을 기획 및 구성하였던 전시를 각 챕터마다 네가지 전시씩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전시 디자인의 이론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김용주 디자이너가 실제로 그 전시의 공간을 구성하며 고민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며, 그 과정에서 그렸던 실제 도면들과 고민의 흔적들을 함께 공유한다는 부분이었다. 어찌보면 에세이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내각 가보았던 전시는 없지만, 익히 들어왔던 유명한 전시들을 어떤 방식으로 기획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작품과 작품이 놓이는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김용주 디저이너의 생각을 알 수 있어 참 좋았다.
미술 전시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공간을 보기 시작한다. 그 단계에 들어선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 좋을 책,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조만간 김용주 뮤지엄 디자이너가 전시 공간을 기획한 [장욱진 전]에 가서, 어떠한 마음으로 이 공간을 디자인했을지를 생각해 보아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