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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물 옆에 콩짱 옆에 깜돌이 - 2022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ㅣ 봄볕어린이문학 21
이소완 지음, 모예진 그림 / 봄볕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 봄이다!’ 이 책의 표지를 처음봤을 때 든 느낌이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던 가장 큰 이유가 ‘표지’ 였다. 책을 다 읽고나서의 느낌도 표지를 봤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참 따뜻했고 기분 좋았다.
<맹물 옆에 콩짱 옆에 깜돌이> 는 제목에 나오는 세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야기에서 주인공만큼 중요한 인물들이 뒷표지에 그려져 있는데, 깜돌이를 잠깐 돌보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얼쑤 아저씨, 강아지에 대해 잘 아는 할머니, 깜돌이를 좋아하며 옷 가게를 하는 그냥 씨가 그 인물들이다.
어머니가 항암 치료로 인해 편찮으신 상황인 맹물, 집안 사정으로 인해 부모님이 따로 사시게 되어 지금은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콩짱. 어린이가 겪기에는 너무 큰 일들을 겪고 있는 둘은 다행히도 건강한 시선과 마음을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
이 책의 중심에는 ‘깜돌이’ 라는 강아지가 있다. 이 강아지는 얼쑤 아저씨의 형네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이다. 사정상 잠깐 맡아서 기르고 있었는데 산책 중에 맹물과 콩짱과 만나게 되었고 아저씨 대신 산책을 시켜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할머니도, 그냥 씨도 깜돌이 덕분에 만나게 된 사람들이다.
동물이란 사람 마을 무장해제 시키는 힘이 있다. 우리도 길을 걷다가 만나는 사람에게는 미소 지어주지 않으면서 만나게 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참 신기하다. 누가 봐도 사람보다 약한 존재, 그래서 우리의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라서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어서 그런 것일까?
이 모두를 이어준 깜돌이 덕분에 다섯 명의 사람들은 따뜻하게 서로를 보듬어 주며 하루하루를 살아나간다. 맹물은 조용한 곳에서 치료가 필요한 어머니를 이해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그 시간을 줄 만큼의 힘이 생겼고, 콩짱은 만나지 못하고 있던 어머니와의 만남을 가진다. 이것들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곁에 있던 깜돌이, 할머니, 그냥씨, 얼쑤 아저씨, 콩짱, 맹물이 옆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참 따뜻하게졌다. 표지에서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였다. 읽을 때마다 그 따스함이 점점 더해졌는데 그건 아마 문장 문장을 좀 더 찬찬히 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모두 각자의 사정이 있다. 사람마다 자라온 배경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다. 타고 나기를 큰 걱정없이 살 수 있게 타고난 사람이 있고, 태어나면서부터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태어난 사람이 있다. 어느 쪽이든간에 태어났기에 살아가야 한다.
힘든 상황에서 살아나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들이 뭘까. 이 책에서는 그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들을 보여 준다. 내가 챙겨야 하는 약한 존재가 될 수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될 수도 있으며, 나와 맞는 이웃이 될 수도 있다. 그 원동력 덕분에 힘들고 지치지만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어린이 동화지만 어른에게도 따뜻한 울림을 준다. 요즘 이 책을 여러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내가 직접 읽어 주고 있는데 어떤 아이는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벌써 구입해서 읽고 있었다. 내 생각보다 아이들에게 이 책이 재미있게 와 닿는 모양이다.
좋은 것도, 슬픈 것도 함께 나누면 더 좋아지고, 덜 슬퍼진다. 좋은 이야기를 담은 책 <맹물 옆에 콩짱 옆에 깜돌이> 를
함께 나누며 아이들과 어른들 마음 속에 있는 슬픈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