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모라는 이름 - 부모의 뇌를 치유해야 아이의 뇌가 달라진다
도모다 아케미 지음, 김경인 옮김 / 마인더브 / 2021년 2월
평점 :

최근 멀트리트먼트(아동학대)에 관한 비극적인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육아 스트레스, 육아 우울증으로 인해 이 비극은 더 극대화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 범주 안에 드는 것 같아 하루하루 지쳐간다. 멀트리트먼트를 예방하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보고 책도 아주 많이 읽고 있다. 살면서 이렇게 책을 많이 읽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공부하고 있는데, 막상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면 순간을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화풀이를 한다. 24시간 내내 나의 시간은 10분도 없이 두 아이에게 치이는 데다 어디 하소연할 할 곳도 없으니 미칠만도 하다고 생각한다. 그때마다 책을 펼치고 나를 다스리며 겨우겨우 버티고 있지만, 요즘은 나조차 나를 감당할 수가 없음을 느껴 기관에 도움을 받고 싶을 지경이다. 저자는 멀트리트먼트는 대물림이라고 한다. 내가 겪은 트라우마를 나의 아이들에게 다시 대물림을 시켜주고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최근 유행하는 육아 상담 프로그램에도 많은 부모들이 자신과 자녀의 관계에서 나오는 고통을 호소하고, 전문가는 부모가 어떤 트라우마를 경험했는지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간다. 그리고 보통 부모들은 자신이 겪은 트라우마를 자녀에게 그대로 대물림시켜주고 아이들은 그 트라우마를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젓고 혀를 차면서도 나의 현재 모습 또한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껴 자괴감이 든다. 내가 겪은 멀트리트먼트 트라우마를 아이에게 절대로 반복시키지 않을 것이라 되뇌이고 살았지만,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때 나는 내가 겪은 트라우마를 아이들에게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90세대까지만 하여도 체벌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었다. 맞고 크는 애가 나중에 효도한다. 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는 폭언은 겪었을지언정 체벌은 한번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번씩 울화가 치밀어오를때면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다가 속절없는 내 가슴팍만 내려친다. 어떠한 순간에도 폭력은 용인할 수 없다. 자녀도 부모를 때리면 안되듯이 부모도 자녀를 때려서는 안된다. 항상 스스로에게 각인한다.

사회가 체벌하는 부모를 용인하지 않겠다 소리치는 와중에도 체벌하는 양육자들은 좀처럼 줄지를 않고 있다. 저자는 체벌을 지속할 경우 아이에게 생기는 문제들을 보여주며 많은 부모들에게 체벌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그리고 미숙한 부모들에게 부모 트레이닝(PT)를 권한다. 저자가 연구하는 PT에 대한 글을 읽어보니 나도 이 PT를 받아 트라우마와 멀트리트먼트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멀트리트먼트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연구를 하고 있겠지만, 이것이 트라우마에 절여진 많은 부모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항상 주변에 잘 배치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