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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의 심리학 - 서운한 엄마, 지긋지긋한 딸의 숨겨진 이야기
클라우디아 하르만 지음, 장혜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서평을 쓰기에 앞서, 나와 나의 어머니, 우리의 모녀관계를 이야기하자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사춘기 시절 불만이 없었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불만은 있었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사고가 확장되는 영유아기, 청소년기 시절 대부분을 조부모님 밑에서 보낸 나였기에 사실 엄마를 원망한 적도 많았다. 지금이야 나도 부모가 되었으니, 엄마의 사정도 이해하고 엄마가 겪은 고통에도 공감할 수 있는 딸이 되었지만 유년시절의 나는 양부모에게 불만이 굉장히 많은 딸이었다. 청소년기 때부터였나.. 나의 잠재의식 속에는 엄마의 삶이 나로 인해 불행해졌다는 확신이 자리하고 있다. 아무도 엄마는 너를 낳고 불행해졌다!라고 한 적은 없지만, 그렇게 느껴졌고 그것을 확신했다. 최근 들어 육아로 인해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이것은 질문 형태로 바뀌어 나에게 되돌아왔다. "아이를 낳고 나는 불행해졌는가?" 명확하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펼쳤다. '엄마와 딸의 심리학'을 읽으며 엄마의 삶을 돌아보고 엄마와 나의 관계를 파헤쳐 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엄마가 초인이 되길 바랬다. 엄마가 쉬지 않고 바쁘길 바랬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고 뭐든 잘하는 엄마이기를 바랬던 마음을 엄마에게 내비친 적이 있었다. 나의 어머니에게서 보지 못 했던 '내가 꿈꾸는 엄마의 이상적인 모습'을 현재 엄마가 된 나에게 강요했다. 나의 육체와 정신은 이를 감당할 수 없었고 그럴 때마다 나를 자책해왔다. 사실 무엇이든 잘 하는 완벽한 초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엄마의 희생을 강요하는 육아도 잘 하고, 일도 잘 하고, 내조도, 살림도 모두 잘하는 엄마는 존재할 수가 없다. 지금은 이 중에서 하나만 잘해도 금메달 엄마임을 안다. 애초에 나의 꿈 자체가 잘 못 되었던 것이다. 나는 스스로 불행의 늪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다양한 모녀 관계, 그녀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 모녀관계를 되돌아보고, 과거 나는 어떤 딸이었는지.. 현재 나는 어떤 엄마인지, 딸에게 대물림시켜주고 싶지 않은 모습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와 스트레스,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현재 나의 삶에 충실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