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겨울, 중국 우한에서 방독면을 쓰고 다니고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서 쫓겨나 쓰러지는 끔찍한 모습을 영상으로 접한 게 엊그제 같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느꼈던 공포감을 떠올리면 지금 이렇게 또 살아있음을 느끼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것이 인간의 생존력인가 감탄스럽기도 하다.
코로나가 인류에게 끼친 영향은 물리적인 것뿐만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것까지 무너뜨렸다. 최근 접한 기사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사망자 수가 더 높아지고 있다는 글을 읽었다. 코로나와 우울증은 공명은 당연한 결과이다. 오히려 이 시국에 '나는 행복해요'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이상한 것이다. 일상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멘탈 관리법이 궁금하여 읽게 된 책. '적정한 삶'이다.

구태여 코로나가 아닐지라도, 나는 불안도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다. 시시때때로 불안감을 느끼고 이것을 해소하지 못하면 이 감정은 몇 배로 불어나, 나의 머릿속을 헤집는다. 특히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고독과의 싸움이 나를 더욱 더 깊은 궁지로 몰아넣었다. 공포는 불안을 잉태하고, 그것들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번식한다. 허나 다행스럽게도 인간에게는 표현의 욕구라는 것이 있다. 이 불안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표현해내며 해소할 수 있는데, 요즘은 육아에 치여 강제로 나의 표현욕구를 억눌러왔다. 그것이 화근이 되어 나의 불안감은 인생의 최고조를 찍고 내려왔다. 다시는 나의 화와 직접 대면하지 않기 위해 종이와 펜을 꺼내들어야겠다. .

육아를 하며 감정 기복이 롤러코스터급이 되었다. 특히 독박 육아는 나의 '끝'을 강제로 만나게 해주었다. 평생 발견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 그때 그 자기 혐오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괴로운 시간에도 나는 아이들과 부대껴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상처가 생기면 통풍도 해주고 소독도 해주고 약도 발라주어야 한다. 그대로 방치하고 꽁꽁 묶어놓으면 고름이 찬다. 감정 또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마음의 상처도 상처다. 코로나 시대이기에 더더욱 나를 더 아껴줘야 한다. 이제는 1차적으로 감정에 굴곡이 드러나는 순간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걷는다. 저자가 이야기한 대로 나가서 걷다 보면 많은 감정들이 순식간에 정리가 된다. 이렇게 우울증 극복에 도움을 주는 현실적인 조언들이 많아 코로나 블루로 인해 마음앓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