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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권다예 지음 / 다독임북스 / 2019년 6월
평점 :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 말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기적인 사람은 싫다. 허구적인 사람은 싫다. 내 생에 가장 잘 한 일이 가식적인 사람들을 걸러낸 것이라는 둥.. 혼자 타인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남을 탓한다. 이런 글은 내 또래 많은 여성의 SNS에서도 볼 수 있다. (여성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내 지인의 대부분이 여성이기도 하고, SNS 자체가 여성 사용자가 많기도 하며 결정적으로 남성이 이런 글을 쓰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어쨌든 나를 포함한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정작 타인에게 비춰지는 나의 모습은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이다. 타인의 이기적임과 가식적인 모습을 탓하기 전에 나 스스로에게는 모순적인 모습이 없느냔 말이다.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굉장히 부끄럽지만, 무의식적으로 회피해왔던 것 같다.
이 책은 근 30년 인생을 살아온 저자가 자신의 일상다반사를 이야기하고, 그와 함께 자신의 사색을 담은 에세이이다. 다른 에세이들과 다른 점은 '기승전자아성찰'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꼭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아성찰로 마무리 짓는다. 이런 점이 나에게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고, 이 책의 매력을 꼽으라면 망설이지 않고 저자의 자아성찰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녀가 자아성찰을 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녀의 이야기에 감정이입하여 그녀와 함께 자아성찰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이었고, 이를 통해 '나'라는 인간이 한 단계 더 성장한 듯한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