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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야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심지영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8년 9월
평점 :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작품 '십이야'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일단 제일 먼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나와 같이 십이야를 처음 접해본 사람들이 읽기 쉽도록 '작품해설'과 '등장인물'의 설명을 도입부에 배치한 것이다. 만약 해설과 등장인물설명을 먼저 보지 않고 읽기 시작했더라면 스토리와 작품에 이렇게까지 집중하여 읽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도 작품을 어느정도 이해한 상태에서 읽기 시작하여, 어려움 없이 그의 작품을 완독할 수 있었다. 만약 작품해설이 책을 덮기 전에 읽었다면, 아마 나는 이야기를 다시 읽어야하는 수고스러움을 겪어야했을 것이다.
십이야에서는 무능하고 유흥에 빠져있는 기득권세력과 허울뿐인 종교세력(청교도인), 진취적인 여성들의(바이올라와 올리비아,마리아) 모습을 볼 수 있다. 1960년대의 작품이라고 하였는데, 그때의 세상이나 2018년의 지금이나 크게 별다를 게 없는 세상인가보다. 사람사는 세상 거기서 거기라더니.. 그 말이 딱 맞다. 바이올라의 남장과 그로인해 일어나는 많은 사건들은 1960년대에는 일어나기 힘든 개막장드라마일 수 있겠으나, 지금 이 시대에 나오는 막장드라마들에 비하면 귀엽다. ( 예를들면 올시노가 바이올라에게 시킨 심부름이라던지.. 올리비아가 남장한 바이올라에게 반하게 되는 사건이라던지.. 바이올라가 여성임을 알게 된 올시노의 태세전환이라던지.. 그 밖의 많은 사건들..) 세상에서 제일 한심한 짓이 사랑하는 마음이던, 미워하는 마음이던.. 자신의 마음을 직접 고백하지 않고 타인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올시노가 올리비아를 향한 마음을 바이올라에게 시켜 전달하는 것을 보며 올시노의 사랑이 꼭 실패하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그의 사랑이 실패하는 것을 보며 안심했다.
요란스러운 사랑이야기는 미끼라 여기고, 그 뒤에 숨겨진 사회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으려 더욱 노력했다. 작품해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십이야'를 낭만희극보다는 블랙코미디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때문이다. 심지영님의 읽기 편한 번역 덕분에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되어 영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