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내가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라고 밝히면, 대체로 상대방은 "고향이 부산이세요?"라고 묻는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여러 프로스포츠 종목 중에서 유독 야구가 각 구단의 연고지와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다 생각되는데, 고향이 부산이냐 묻는 질문 역시도 그런 맥락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질문의 내 대답은 "아니요. 부산이랑은 관계없이 좋아해요."이다.
솔직하게 고백하건대, 롯데 자이언츠는 40년이 넘는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 안에서 그리 강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롯데라는 팀을 좋아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이대호였다. 야구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지만 부산에 살던 친한 언니가 열혈한 롯데 팬이었기에 언니 따라 사직 야구장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이대호가 아직 일본으로 떠나기 전이었던 2011년이었다. 당시 내 첫 직관에서 이대호는 기아 타이거즈의 유명 투수 서재응 선수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소위 말하는 야알못이었던 나였지만, 롯데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더불어 이대호를 필두로 한 롯데 선수들의 화끈한 공격력이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야구에 관심 없는, 야알못이었던 나는 그저 롯데와 이대호에 대한 좋은 추억 정도로 간직하고 있다가 이대호가 일본과 미국을 거쳐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다시금 야구장에 친한 언니와 야구장을 놀러 가면서 어느새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 되어있었다.
이렇게 내게 롯데 팬이 되는 계기를 열어준 선수, 이대호의 첫 에세이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콩닥거렸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대호의 이야기뿐 아니라, 인간 이대호의 이야기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