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책 제목을 처음 마주하게 되었을때 어쩌면 이 책은 나를 위해 집필된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동요가 일었다. 이것저것 원대한 계획을 마음에 품어놓고는 막상 해야할 일 목록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대신에 당장에 즐거움을 안겨주는 딴짓들로 시간을 소비하다가 뒤늦게 후회하고는 했던 많은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책 제목이었다.
책의 저자 '헤이든 핀치'
이 책의 저자 '헤이든 핀치'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임상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정신 건강 클리닉을 운영중이다. 그뿐 아니라 정신 건강 블로그 운영, 칼럼 연재 등 활발히 활동 중이라고 한다. 잠시 구글에서 hayden finch 로 검색해보니 인스타그램, 아마존, 링크드인 등에서 그녀의 임상심리 전문가이자 행동 변화 전문가로서의 활동을 엿볼수 있었다.
<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 > 헤이든 핀치 지음
"미루기 ≠ 게으름"
저자는 미루기가 단순히 게으름이나 절제력의 문제가 아닌 보다 복잡한 심리적인 문제임을 밝히며 우리가 미루기의 늪에 빠지는 이유와 이런 미루기를 반복하게 만드는 심리적 요인에 대해 말한다.
어디서 나를 관찰하고 내 이야기를 콕 찝어 적어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평소 내가 미루기를 할 때 반복되는 패턴 - 미루지 않는척 미루는 방법 - 을 책 속에서 마주했다.
저자가 분류한 심리적인 문제에 따른 미루기의 원인은
ADHD, 우울증, 불안장애, 낮은 자존감과 자신감, 완벽주의, 가면 증후군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사람마다 꼭 1가지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2가지 이상의 문제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2부 ~ 미루는 습관을 고치는 심리학
저자는 2부에서 미루기의 원인에 따른 심리학적 해결책 여러가지를 제시한다.
그 중 특히 내가 미루기를 하면서 해왔던 심리가 고스란히 담긴 부분이 있어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 대사 다 받고, 자고나서 하면 컨디션이 좋아서 더 잘 할수 있을거야- 까지 보태면 완벽한 나다.>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 실패한다는 증거있어?>
평소에 이런 저런 고민이나 생각이 많은 편인지라 더 이상 미루기로 인해 고통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여러가지 책들도 찾아보곤 했지만, 그동안은 많은 훌륭한 책들을 읽고도 책에 대해서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 많은 책들이 잘못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책에서 나온 방법들은 모두 훌륭했지만, 나는 그 방법들마저도 미루기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느끼는 부족함이었다.
그렇게 미루기 자체를 힘겨워하면서도 어쩌면 그냥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본 기질 같은 것 아닌가 하고 자책하기 일쑤였는데 이 책이 다른 책들을 읽으면 그동안 느꼈던 아쉬움을 채워줬다. 나처럼 그동안 스스로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가져왔던 사람들이나 자신에게 떠올린 가혹한 말들로 미루기의 악순환들에 갇혀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