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올빼미
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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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들뢰즈는 “모국어 속에서 모국어로 ‘낯선 말’을 하려는 노력”을 창조라고 부른다. 모든 작가는 이창조를 위해 언어와 존재의 심연으로 내려간다. 그러므로 모든 문학은 보질적으로 초현실주의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모국어로 ‘외계언어’를 말하려고 노력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죽을 때까지 우리가 ‘전부’라고 여기는 것이 정말로 ‘전부’인 줄 믿을 것이기 때문이다. ‘낯선 말’을 하려는 노력은 그 ‘전부’의 고정된 틀을 깨고 온전한 ‘전체’를 보여 주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는 불편한 것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전부’라고 믿는 것을 부수려는 시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눈먼 올빼미는 우리에게 말한다.
“삶은 인간 각자가 쓰고 있는 가면 뒤에 있는 것을 냉정하게 드러낸다. 누구나 몇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계속해서 하나의 얼굴만 쓰고, 또 어떤 이들은 끊임없이 얼굴을 바꾼다. 하지만 그들 모두 늙음에 이르면, 어느 날인가 자신이 쓰고 있는 가면이 마지막 가면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곧 그것이 너덜너덜 해지고, 그러면 그 마지막 가면 뒤애서 진짜 얼굴이 나온다.”

현실세계와 무의식의 세계 중간쯤에서 헤매이며 죽음을 이야기한다. 정신병자의 중얼거림처럼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으나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느낌의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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