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취해서 안 되겄네, 인저 갈라요.” “좀 계시시오.” 노인은 마당에 섰다. 바람이 머리카락을 한곳으로 모았다. 노파가 동그란 보자기를 들고 나왔다. “이거 가져가시요.” “뭘 싸주시오.” “전이랑 생선이랑 밥이랑 좀 쌋소. 뒀다가 낼 잡수시오.” “손주랑 자시지 뭐 한다고 나를 다 싸주고 그러시오.” “친구가 삼치 가져와서 손주 믹였는디 암것도 안 주냐며 저 양반이 뭐라고 합디다.” 오래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다. 할머니 생전에 제삿날 모습이 그대로 보여지는것 같았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더욱 실감이 나고 정겹다. 우리나라 작가, 우리소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서를 듬뿍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