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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 게리 해멀이 던지는 비즈니스의 5가지 쟁점
게리 해멀 지음, 방영호 옮김, 강신장 감수 / 알키 / 2012년 9월
평점 :
나는 책을 읽기 전에 책의 커버나 종이질이 좋은 지, 인쇄상태는 어떤지 먼저 살핀다. 좋은 습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종이 질과 인쇄상태가 좋은 책은 더 잘읽히는 버릇때문이다. 이 책은 하드커버에 종이질과 인쇄상태가 좋아 잘 읽혔다. 다만 책이 두껍고 무거워 들고 다니기 힘들어 집에서만 읽게 된 점이 아쉬웠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특히나 직급이 올라가 중간관리자가 되면서 조직의 성장에 필요한 부분과 개인의 성장사이에 Gap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할 지 가끔 막막해진다.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을 필두로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신흥시장, 가상협동, 열린혁신과 같은 변화들이 우리의 삶을 바꾸고 있는데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쫓아가는 일도 버겁게 느껴진다. 이런 변혁의 시대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변화를 쫓지않고 리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비즈니스의 운명을 좌우할 최대 쟁점 5가지 즉, 가치, 혁신, 적응성, 열정, 이념에 대해서 한 챕터씩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제일 먼저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 우리가 근본으로 삼아야할 가치는 무엇인가? 리더의 역할을 하면서 기준으로 삼아야할 신조는 무엇일까? 바쁘다는 이유로 항상 생각을 뒤로 미루었던 철학적 질문앞에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모를 질문이었다. 돈을 벌 목적으로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니라 행복하게 살고 싶어 일을 하고 있는 것인데 일을 하고 조직에서 리더를 하면서 점점 행복과는 멀어져가는 나를 보며 괴리감이 느껴진다. 이런 부조화가 항상 생활을 삐걱거리게 만들어가는 주범인 것 같다. 지금 무엇이 중요한 지 생각해보는 첫걸음은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고찰해보는 것이다.
두번째로 저자는 혁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사실 혁신이라고 하면 항상 듣던 말이라 익숙하면서도 부담스러운 단어이다. 최근들어 생각하는 것이 제자리에 머무는 것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퇴보라는 생각이다. 현상유지를 위해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보폭으로 걸어가는 것이 현상유지인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보다 큰걸음을 걸을 수 있어야 리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혁신이다. 혁신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 저자는 세계적 디자인 기업 IDEO기업과 애플의 디자인 사고에 대해 기술하며 관찰, 실험, 시제품화가 디자인 사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설명한다. 요컨데 애플은 이러한 디자인 사고를 통해 전례없는 성공을 거두었고 이것은 전례없는 혁신을 통해서라는 것이 저자의 견해이다.
세번째로 저자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적응성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적응성이 뛰어난 기업은 다른 기업들보다 많은 기회를 포착하고 새로운 성장 방안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핵심사업을 정비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가? 미래를 예측하여 현재 조직을 미래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이를 위해서는 예측습관을 키워나가야 한다. 하루에 한시간, 한달에 2~3일 정도 시간을 정해서 최신 기술이나 생활방식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서 고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많이 들어본 얘기였지만, 읽으면서 감동받은 것은 거기서 멈추면 안된다는 것이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 트렌드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트렌드가 어떻게 작용할 지 고찰한 다음, 예상 시나리오별로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미래지도를 그려보라는 것이 저자의 주문이다. 미래를 예측하여 변화하고 싶다면 당장 한번 해볼만한 일인 것 같다.
네번째로 저자는 열정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장에서 저자는 매슬로의 욕구계층이론을 응용하여 직장내 인간 역량 계층이론을 설파하고 있다. 1단계 복종의 욕구, 2단계 성실의 욕구, 3단계 전문성의 욕구, 4단계 진취성의 욕구, 5단계 창조성의 욕구, 6단계 열정의 욕구라고 정의했다. 내 경우를 비추어 보니 3단계까지는 상대적으로 쉽게 추구할 수 있었다. 그런데 3단계까지의 인간역량은 이 세상 어느 곳에서든 얻을 수 있으며 특히 인도나 중국에서는 거저나 다름없이 얻을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 그저 복종, 근면, 지식만 끌어내서는 결국 경쟁업체에게 뒤지게 되므로 역량의 피라미드를 더 높게 쌓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취성의 욕구는 문제나 기회를 접할 때마다 망설이지 않고 즉시 행동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욕구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조직생활을 하면 할수록 방어적 사고와 매뉴얼적 사고로 인해 이런 진취성의 욕구를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고 반성하게 되었다. 또한 창조성의 욕구를 통해 통념에 맞서고 다른 업계를 주시하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물색하는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맨 꼭대기 단계는 열정의 욕구로 직원들은 그들의 업무를 사명,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고 여겨 업무가 즐거움 그 자체가 되는 단계를 의미한다. 직원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라고 얘기하는 것은 많이 들었으나 그저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것이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것이지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경영이념이라고 하면 흔히 통제주의를 떠올리며 지난 100년동안, 통제주의를 기반한 관료제는 모든 대규모 인간조직의 철학적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다. 저자는 고어사와 모닝스타의 예를 들어 이 관료제가 과연 현 시대에 필요한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고어사나 모닝스타의 경영이념이나 방식은 처음 듣는 사례였는데 내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 현재의 조직의 이념이나 운영방식에 아무런 의문을 던지지 않았던 내가 과연 이런 방식이 현재 사회에 알맞은 것인가하는 의문을 갖게 해준 예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 반성도 많이 하게 되었다. 특히나 인간역량 계층 이론은 충격이나 다름없었다. 3단계이상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던 내게 저자가 숙제를 내준 기분이랄까. 나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하고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 지 저자가 문을 조금 열어 빛을 보여준 기분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저자가 얘기하는 것을 이해하기 보다는 생각해야할 것이 산더미같다는 부담감은 들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한번은 거쳐야할 길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당장 지금부터라도 저자의 조언을 실천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