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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미술의 발견 - 갤러리, 경매장, 미술관 그리고 아트 스타들
정윤아 지음 / 아트북스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8년동안 뉴욕에서 공부하고 큐레이터로 활동한 작가가 뉴욕 미술계를 떠받치는 4개의 기둥'인 '갤러리' '경매장' '미술관' '아트 스타'를 중심으로 뉴욕 미술계의 현실과 현란한 마케팅 전략을 속속들이 들여다 봤다. 미술계라는 동네가 겉으로는 한없이 고상하고 고요해 보이는 곳이지만 백조가 수면아래에서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한 머리싸움과 현란한 마케팅 전략, 이너서클이 아니면 감잡기 힘든 고공 플레이가 벌어지는 곳이다. 이 세상 어느곳에서처럼 말이다. 예술시장 역시 ‘당연히‘ 자본주의 논리가 적용되고 작품만 좋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순진한 발상은 일찌감치 접어두어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 정글이 '언제나 언더그라운드를 지키고 키워낼 줄 아는 프로적인 감식안과 에너지로 충만하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무차별적인 비판이 아니라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국제화를 위해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는 작가의 태도에서 어떤 성의같은게 느껴진다. 소호-첼시-윌리엄스버그 순으로 갤러리들이 들어서면서 주변에 상점들이 생겨나고 높아진 월세를 감당할 수 없자 다른 지역으로 옮아가고 나면 그 지역이 완전히 개발된 상업지구가 되어버렸다는 얘기들도 흥미롭다.
예술에 대해 유난히 예민한 감정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작품한편에 수십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아트딜러를 파산직전까지 몰고가는 아트스타, 아트딜러들의 아슬아슬한 베팅, 미술관 운영, 소더비와 크리스티간의 담합, 경쟁등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을 여러 가지 사건, 사고, 에피소드등 책을 통해서나마 간접적으로 들어볼 수 있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