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를 꿰뚫는 질문 25 - 제국의 문화, 열림과 닫힘 ㅣ 꿰뚫는 질문 1
조영헌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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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중국사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으나, 비교적 최근에서야 관심을 갖고 공부하게 된 입장이므로 전반적으로 훑기 좋은 개론서에 가까운 책을 원하고 있었다. 책의 이름인 '중국사를 꿰뚫는 질문 25'를 보았을 때에는 확실히 최근 역사책의 서술 구조를 많이 따라가고 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저자가 질문을 스스로 하여 방대한 역사라는 범주를 작게 좁히고, 이를 자답하며 따라가는 구조가 그것이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 대중들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에 흥미 위주로 빠르게 읽어내는 트렌드에 맞추어 책이 쓰여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머리말에서도 저자가 소개하듯이, 그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책이었다. '2000년 전후로 한국에 태어난 '신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술 방식'이라는 문구가 그것을 보여준다. 또한 '꿰뚫는 질문'이라는 책의 제목에서도 나타나듯이 대중들이 궁금해할 법한 여러 질문들을 시대순으로 나열하고, 전공 교수님들이 각각의 질문들을 맡아 서술하는 구조를 따라간다. 서두에서도 소개했듯이 질문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독자가 그 질문의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게 적절한 바운더리를 만들어내는 구조는 핵심 주제를 너무 넓히지 않으면서도 흥미 위주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이다. 필요한 핵심 주제로 범주를 좁혀놓았고, 깊이는 그 주제에만 할애하면 된다. 그래서 비전공자가 읽었을 때 얕다는 느낌도 받지 않았다. 최대한 질문의 맥락을 잘 따라가면서도 충분한 설명이 되어 있다.


중간중간 독자친화적인 배경 설명과 각주들도 돋보였다. 일반적인 역사책이라고 한다면 사실설명 위주의 딱딱한 문체와 무지막지한 각주가 붙어 읽기가 꺼려지는 측면이 있는데 확실히 독자를 배려해서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이 돋보였다. 독서량이 많지 않은 중고등학생이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중국사를 조명하면서도 우리가 잘 아는 세계사적인 사건들을 끌어와서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도 엿보였다. 예컨대 만리장성을 설명하면서 마지노선이나 베를린 장벽, 한반도의 휴전선을 함께 이야기하기도 하는 등. 큰 틀에서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맥락들을 가져오며 설명하기도 한다.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해 주제를 일시적으로 넓혀 설명하는 집필진의 배려라 느껴진다.


책을 읽으면서도 좀 신기하기도 하고 의아했던 점은, 매 챕터마다 중국사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현재 우리 관점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하는 결론을 짓는 것이다. 물론 머리말에서도 그러한 의도가 엿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사건을 통해 현대의 우리가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말미에 강조하는 것은 잘 와닿지 않았다. 특히 진시황의 출현을 갑작스레 자기계발서인 아웃라이어와 엮어내기도 하고, 또 진시황을 잣대로 현대 지도자들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도 물음표를 띄우는 지점들이었다. 물론 현존하는 권위주의 지도자들을 지칭하여 비교하고자 한 것이었지만 정치체와 국제질서, 상황 등이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으므로 그런 비교는 부적절하다 생각했다.


그 외에도 현대의 정치상황을 간접적으로 은유하거나,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서술되는 부분들에서는 오히려 그렇게 생각을 안하게 되는 역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래서 오히려 '현대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하는 부분은 아예 빼버려도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들의 생각과 판단에 맡기도록 유도함이 바람직한 서술이지, 정말 집필자의 견해를 그대로 써놓는 것은 '올바른 질문을 던진다'는 책의 의도에도 맞지 않다. 머리말에서도 이미 질문을 잘하는 것이 앞으로의 시대에 중요하다고 강조를 해두었는데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그대로 따르라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단점들은 차치하고, 각 챕터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너무나도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궁금하다고 평소에 생각도 않은 질문들인데, 질문을 보자마자 "어 진짜 궁금해지네" 하는 인상을 받았다. 또 질문에 큰 흥미가 없어도 소주제에서 던지는 또 다른 하위 질문들이 다른 흥미를 이끌기도 했다. 확실히 '질문'을 어떻게 던져야 독자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집필진들이 고민한게 엿보였다. 질문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책들이 소주제에서 많이 그르치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오히려 소주제에서 더 흥미를 이끌어내곤 하였다. 21번째 챕터인 '조선과 베트남은 청의 속국이었나?'는 질문만으로 흥미를 이끌어낼 뿐 아니라, 다양한 소주제로 독자들을 자극한다.


책의 말미인 부록은 25가지 질문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주제에 대한 집필진들의 견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한 자리에 모여 대담이나 토론을 한 것을 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인데 오히려 부록에서 더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구에 관련한 내용은 핵심 질문에 포함되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따분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어서 뺐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부제라고도 볼 수 있는 '제국의 문화, 열림과 닫힘'은 이 책을 잘 설명해주는 문구라고 생각이 든다. 제국의 문화와 중국 특유의 개혁·개방-폐쇄·쇄국을 흥미로운 질문들로 조명하고 이를 너무 깊지도 얕지도 않게 탐구하고 있다. 비전공자인 필자가 보았을 때 개론서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일단 다양한 질문들도 호기심과 탐구심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읽기에 더할나위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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