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세계에서 중요한 건
즐거움 하나밖에 없어요.
즐겁게 지내지 않으면
신이 아니라고요!"
심심함은 올림푸스 신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에요.
어디든 갈 수 있는,
무엇에도 묶여 있지 않은
새의 처지가 좋아 보였다.
"생각은 몸에 안 좋아.
생각이 많으면 건강만 해친댔어."
AI는 올림푸스에서 희귀한 인간을
키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한 인간은 가치보다
편안함과 욕망을 더 좋아하거든요.
..난 인간의 마음에 뭐가 있는지
늘 궁금했어요.
당신들이 '영혼'이나 '인간다움'이라
부르며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그게 뭔지, 그런게 과연 있는지요."
원래 이렇게 모순투성이인 게
인간이니까.
"시간이라는 건 그저 가만히 있으면
흘러가는 절대적 개념인 '크로노스'가 아니라
인간이 느끼는 주관적인 개념인
'카이로스'라고 당신이
입버릇처럼 얘기했었잖아요."
후회라는 건 자신이 한 일 때문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 때문에 하게 된다는 걸
이카루스는 콜로니를 떠나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의미 없는 시간의 무게가 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거니까.
..의미 없이 영원히 사는 것만큼
허무한 게 또 있겠냐고.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했어요."
•••
AI가 다 알아서 해주는 곳.
100에서 70을 빼는 단순한
연산도 하지 못할 만큼 생각을 안하고
어렸을 때부터 궁금증은 건강에 해롭고,
무엇이든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인 곳.
'올림푸스'
하지만 그곳은 그저 AI가 만든
인간이 사는 곳이었다.
인간에 의해 지구가 핵폭탄으로 망하고
그래서 이주한 화성에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AI가 인간보다 앞서 화성의 오지로
인간을 쫒아낸다.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주인공 이름은 이카루스.
그래서 결말을 얼추 유추하기는 했었다.
책 속의 이카루스도 신화 속 이카루스처럼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 동경을 가진다.
그리고 결국 절벽으로 아래로
비행하는 최후를 맞이한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너무나 현실적인데 비극이다.
결코 해피엔딩이 될 수 없는데
그것이 현실이다.
AI가 키운 인간. 신인류.
자신이 신인 줄 알고 살았는데
그 모든 것이 거짓이라면?
내가 이카루스의 상황이라면
미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많은 영화나 책에서 다루듯이
나중에 언젠가 AI가 지배하는
세상이 올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진 채 마지막 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