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지음 / 열림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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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이능력 시대, 희망을 모르는 세대.

이능력 시대의 해결되지 못한
슬픔의 잔재, 그것이 교란이었다.

더 많은 사람은 개뿔
한 사람만 구하면 된다.
다른 이들은 숫자에 불과했다.

세상은 이다지도 혼란스러운데,
사람들은 이능력의 화려한 겉모습만 칭송할 뿐
그 그늘에 가려진 이능범죄와 교란 문제에 대해서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해결은 얼어죽을, 제 옆의 한 사람조차
구하지 못할 정도로 무능한데.

건은 항상 그랬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타인의 안위를
더 중시하고 그를 위해서라면
작든 크든 자기희생도 기꺼이 감수하는
어리석은 성격이었다.

왜 이런 되다 만 무지렁이 같은 녀석이
제 친구 하나 살리겠다고 이러고 있는지
제삼자의 입장으로 보자면
당최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

이런 작은 구석일지라도
내 일상이 고통스러워야 마땅한 거라고.
자신에게는 모든 것이 뒤틀려 있는 게
올바른 모양새라고.

미르는 말없이 시선으로 위로하며
문득 교란의 무게를 느꼈다.
시대의 무게를, 세대의 무게를,
회한과 기억의 무게를.

수없이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게
흔들리는 시대에서는 그저 선함을,
용기를 믿고 굳게 나아가야만 했다.

"너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 같은 거야.
보이지 않는다고 절망하는
선택지만 있는 건 아니라고."
.. 너라면 기다릴 거라고 말했을 테니까.

누군가의 희생 없이는
발전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는 아직 야만적인가?
그렇다면 현대 사회의 그 모든 도덕과
윤리는 위선에 불과했을 뿐인 걸까?

"세상이 너무 버거운 것 같지 않아요?"

스스로의 손으로 비극의 연쇄를
선택하고 마는 절망의 깊이를
가늠하고 싶지 않았다.

희망 따위 모르는 세대가
알지도 못하는 희망을 좇을 수 있을리 없잖아.

아델리온의 꽃말을 네게 적어 보낼게.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참 아이러니하죠. 살아남아 기억하는 사람들이
결국 크리스마스에, 반복되는 재난을 막아냈다는 게."

"너도 포기하지 말아줘."
마지막의 마지막게, 결국 지쳐 포기했을 때
하는 말이 하필 그거라면, 반칙이잖아.

널 믿으니까.
네가 언젠가는 도달할 거라는 걸 믿으니까.
계속 믿었으니까.

•••

30년 넘게 품어온 믿음과 희망의 불씨가 꺼져가는 사이러스.
자신를 탓하며,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건의 교란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는 미르.
역시 지쳐가지만 건을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으니
믿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택한 미르.
그런 미르를 보고 다시 한번 스텔라의 마지막 말을
상기하며 어긋난 결정을 하는 사일런스.

책을 덮기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나는 어지간히 보통사람인건지,
책 속의 인물들처럼 당최 무슨 소리인가 싶었기에...
또 나는 미르처럼 주변인이 아니기에 그 과정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의 깊이를 다 헤아리지 못하지만
결말을 읽으며 괜히 눈물이 났다.
기억하는 자들이 모이는 RIMOS이기에
가능한 결말이라고 생각하며.

그 와중에 표지 촉감 미쳤다!
책 읽는 내내 부들부들 만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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