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 LIM : 달리는 무릎 ㅣ ILLUST LIM
이유리 지음, 정아리 일러스트 / 열림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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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다렸어. 너희의 시간으로 사십억 년이
넘도록 여기에서 단지 너만을 기다렸어.

저를 아무도 안 찾은 지 좀 됐는데.
마지막 막을 하고 나서야 그러고 보니 그랬지,
생각하는데 서서히 세상이 흔들렸다.

그러니 내가 분개하는 건 그냥 이 세계에선
내가 가장 먼저 떨려나갈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른다.

달린다는 것은 뭐랄까,
몇 초 전의 나를 끊임없이
뒤에 두고 오는 일 같았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그걸 반복해나가면
결국 어느 순간 과거의 나와
전혀 다른 내가 되어 발 앞의 공간으로
내뻗어질 수 있는 거였다.

수고했나, 나. 수고하긴 했지만
칭찬을 받을 만한 수고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았다.
나는 대신 다른 것들을 생각했다.
죽을 것처럼 힘들었지만
하지 않으면 정말로 굶어 죽을 거라는,
하지만 이것조차 영원히 할 수 없다는
그런 사실들을.

조용한 방. 적막한 방.
무릎의 외계인과 나 단둘,
아니 외계인은 몸이 없고
나는 쓸모가 없으니 반푼이들 둘이 합쳐
하나로 셀까..

실패하든 성공하든 뭐가 됐든 좋으니
일단 가본 다음에,
그게 맞았는지 아니었는지 이야기해야지.

•••

예쁜 일러스트에 반하고,
신선한 내용에 두번 반하는 책🩷
제목으로는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외계인이 등장하다니!🤭

공동체에서 도움이 되지 않아
산산이 부서짐에 선별된 외계인과
백수로 알바를 하며 스스로 쓸모없다는 생각과
불안 속에 사는 주인공이 함께
스스를 필요롭게 만들 용기를 가지는 이야기.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는 미래가 있다고
이야기 해주는 책📚

분명 어딘가에 내 존재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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