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이 온다
이정하 지음 / 문이당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시는 매력적이다. 읽을수록 맛이 나고 향이 풍긴다. 간결한 단어 속에 깊이가 있고 새로운 느낌이 든다. 더운 날, 시원한 카페에서 커피 향을 음미하며 시를 읽었다.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며 귀로는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눈으로는 시가 주는 풍성함을 느꼈다.


  사랑은 어떤 방향에서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모양도 색도 달라진다
. 사랑은 마치 판도라 상자 같아서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럽다. 열어도 후회하고 열지 않아도 후회한다면 열고 후회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다시 사랑이 온다시집을 열자 이정하 시인이 말하는 사랑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 한 편, 한 편이 접시 가득 담긴 풍성한 요리처럼 느껴졌다. 시에 담긴 풍성함에 시를 여러 번 읽으며 되새겼다.

 

  ‘두 길’(p 18~19) 시를 읽으며 깊이가 깊은 사랑을 보았다. 내가 느끼는 사랑도 그러했다. 나는 내 길을, 상대방은 상대방의 길을 가다 만난다. 그 후 사랑으로 함께 가는 길이 열린다. 마치 두 개의 실이 만나 줄을 이루듯 말이다. 색도 재질도 다른 두 실이 만나니 꼬아져 한 줄이 되기가 쉽지 않다. 내가 한 사랑은 그러했다. 쉽지 않고 어려웠다. 그 힘듦 가운데 한 줄기 빛을 보기까지 힘겨웠다. 내 마음을 읽어주는 시에 가슴이 떨렸다.

 

  ‘양수리에서’(p 28~29) 시에는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라고 쓰여 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져 하나가 되는 모습으로 사랑을 표현했다. 멋지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다. 양수리 행 기차를 타고 가서 강 물줄기가 합쳐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자리에 서서 이 시를 다시 한 번 읽고 싶다.

 

  ‘사랑한다는 것’(p 140~141)에서 보여준 사랑은 놀랍다.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 한 쪽으로 물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색깔로 서로 빛나게 하는 것(p 140)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랑한다고 내가 없어지지 않는다. 나는 존귀한 존재로 다른 존귀한 존재를 만나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며 자녀들에게 내가 받은 사랑을 주는 존재다.

그를 위해 기도할 각오 없이

사랑한다고 생각지 마라(p 140)

  이정하 시인이 말하는 사랑이 놀랍다. 결국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해야 한다. 내가 상대방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를 내게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버리는 것임을(p 141)

  이렇게 사랑하고 싶다. 상대를 묶으려 준비했던 줄을 저 멀리 치워야겠다.

 

  ‘아버지의 등’, ‘어머니의 손시도 감동적이다. 자녀를 위해 희생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흘렀다. 그 희생 덕에 지금의 내가 있지만 왠지 아쉽다.

 

  ‘다시 사랑이 온다를 통해 있는 그대로인 사랑을 보았다. 감동적이다. 차를 마시며 다시 펼쳐보고 싶다. 시를 통해 전해진 감격이 내 심장을 적신다. 시를 읽으며 진정한 사랑으로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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