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엔 카프카를 - 일상이 여행이 되는 패스포트툰
의외의사실 지음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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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가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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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
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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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슈타인과 니나의 삶에 모두 동감하지 못하겠다.
니나는 위험과 인생의 격정에 몸을 던지지만 그 누구보다 냉철하게 살아가고, 슈타인은 모든 상황을 통찰력 있게 바라보지만 스스로 진실 앞에서 눈을 감는다.
대부분의 글이 슈타인의 입장에서 씌여졌기 때문에 니나보다는 슈타인의 입장이 되어 읽었다.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슈타인의 불안, 공포, 깊이 잠재돼 있는 생에 대한 갈망이 넘실대는 대목에서는 진저리쳐졌다.
미찬가지로 니나의, 본인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데서 나올 수 있는 거만함이 돋보일 때, 특히 슈타인에게 본인을 죽였어야 했다고 강조하거나 독약을 건네달라고 부탁하는 장면들은 너무나 오만해서 참기가 힘들었다.
니나와 슈타인이 그 긴 시간 동안 맺은 인연의 본질은 무엇인가. 생에 대한 잡힐 수 없는 욕망, 슈타인의 경우에는 완전한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행복, 니나의 경우에는 끊임없는 자기절제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완전한 자유. 이것들에서 오는 즉, 완전함이란 이상을 현실 속에서 경험으로 구체화하고 싶어했다는 점이 둘의 인연을 이어가게 만들었을까.
슈타인은 니나가 마지막에는 결국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그녀 특유의 우울함, 처연함 대신 명랑하며 현실적으로 본인의 지성을 발산할 수 있게 돼서.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니나는 사랑에 아파하며 또 다른 고통을 스스로 만들고 있었다. 고통의 크기가 줄어도 그것을 만들어내는 니나의 본질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다.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니나는 9살 때부터 앞으로 다가올 인생의 고통이나 위험들을 절대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자기억제가 뛰어난 인물이지만, 본인의 뛰어난 능력을 자부하는데서 오는 오만함을 생을 바쳐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썼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슈타인은 그녀를 여자로서가 아닌, 진정한 사람으로서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사람, 진정한 니나.
니나는 슈타인의 삶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슈타인의 고백과 고통, 마지막을 가질 수 있다. 그 또한 그렇게 생각하기에 편지를 보낸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자꾸 이러한 의문이 든다. 과연 그녀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단 말인가.
슈타인의 마지막이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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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삶의 한가운데 p. 332

나는 사람이 너무 많이 억누르면 별로 얻을 게 없다고 확신한다. 나처럼 사는 게 틀린 것은 아닌 것이다. 약간은 게으르고, 무심하게, 자신과 타협하고, 특별히 마음 쏟는 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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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란 무엇인가
삶의 한가운데 p. 327

친구여, 여자들은 우리를 항상 실망시킨다네. 그러나 그는 현명하게도 ——나에게는 그렇게 생각되었다 —— 다음과 같이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도 여자들을 실망시킨다.. 진정한 결혼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네. 체념만 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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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고백, 고통
삶의 한가운데, p. 271

 니나, 당신은 나를 결국, 결국, 떠났군요. 당신은 행복하겠 소, 아니면, 그렇다고 믿겠지요. 그러나 나에게 무슨 짓을 했는 지 당신은 모를 것이오. 그게 좋을 것이오. 당신은 이런 종류의 절망은 아직 알지 못하오. 당신의 모든 고통은 희망으로 바뀌었지만 나에게는 파멸만 있을 뿐이오. 지금부터 나는 정처 없이방황할 것이오. 목적도 없이 기계적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것이오. 점차 생에 대해 무감각해질 것이고, 마비는 차츰차츰골수까지 뻗쳐서 내 몸은 금방 빳빳해질 것이오. 당신을 탓한다.
면 그것은 어리석소. 당신은 해야 할 일을, 아니 당신이 믿는일을 했소. 당신은 가고 있소. 손닿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가 있게 되겠지요. 이것이 벙어리가 되기 전의 마지막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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