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책들의 도시 세계문학의 천재들 2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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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고싶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학생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서점에 갔는데 이 책이 눈에 띄어 반가운 마음에 구입했다.

모험소설의 줄거리가 다 그렇듯이 이 책도 기본을 따르고 있다.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을 당해 위험에 빠지고 조력자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나 악당을 처치한다.

그러므로 이런 류의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과 모험을 함께 떠나게 되는 기발한 상상력. 그 점에서 이 책은 독창성을 확보했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라니, 애독가들은 갈 수만 있다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주인공을 왜 공룡으로 설정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다양한 종의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를 표현하는데에 있어 효과적이었다. 책은 이성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모든 생명체가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부흐링족과의 이별장면과 그림자제왕의 마지막이었다.

부흐링족은 훌륭한 작가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으며 자신의 이름이 된 작가의 작품을 모조리 외운다.

그래서 부흐링족이 새로 태어난 부흐링의 이름을 주인공의 이름으로 짓고 주인공과 작별하는 장면은 뭉클하면서도 슬펐다. 지하세계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부흐링의 특성 상 지하세계에서 탈출하는 주인공과의 마지막 인사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인공을 잊지 않고 그가 틀림없이 훌륭한 작가가 될거라는 진실한 믿음을 주인공에게 보여준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중 가장 안타까운 인물은 그림자제왕이다. 그는 악당의 꾐에 빠져 몸을 완전히 개조당한채 지하세계로 추방된다. 지하세계를 빠져나가 햇빛을 보게 된다면 그의 몸을 덮은 룬문자의 종이피부가 그를 태울것이다. 작가들의 행운이자 소원은 영감이 물밀듯이 몰려오는 오름을 경험하는 것인데 그는 완벽한 오름에 닿았고 위대한 작품을 써냈지만 그것을 발표해보지도 못하고 지하세계에 가둬져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이를 향한 분노와 두려움을 온전히 혼자서만 감당해야했다.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책사냥꾼들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그는 괴물이 돼야했지만 몸을 개조당한 순간부터 그는 자신을 괴물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지상의 인간이 지하의 그림자제왕으로 불리면서 그가 느꼈을 회한과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 햇빛과 바람과 나무의 냄새를 더이상 느끼지 못할거라는 사실이 그를 얼마나 절망하게 만들었을까. 미치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그는 책을 향한 애정의 끈은 놓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주인공을 만나면서 조금씩 그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결국 위로 올라갈 결심을 하게 될 때는 슬픈 예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지상세계로 올라간다고 해도 그의 안에 있는 분노는 잠재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위해 그는 스스로를 희생하여 악을 처단했다.

중간중간 조금 지루한 부분도 있었고 그림자제왕과의 우정을 조금 더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책들의 도시라는 특별한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다는 만족감이 더 크다.

아, 나도 정말 가고 싶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로, 책들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모험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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