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혼란

마치 얇게 열린 고문관의 입술에서 모래가 흘러나온 것처럼느껴졌고, 마모되고 단조롭게 닳아버린 대학 노트의 언어들은 혼탁한 공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이미 소년 시절에느꼈던 지루함이 오래된 골동품같은 고루한 형식주의의 공간에서 섬뜩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어떤 해부학 실험을 위해 죽은 사람의 차디찬 손을 이리저리 만지는 정신의 시체 보관소로 끌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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