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세계

침묵은 어떤 태고의 것처럼 현대 세계의 소음 속으로 뛰어나와 있다. 죽은 것으로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태고의 짐승처럼침묵은 거기 누워 있다. 그 침묵의 넓은 등이 아직 보이기는 하지만, 그 태고의 짐승의 몸 전체가 오늘날의 전반적인 소음의덤불 속에서 점점 더 깊이 가라앉고 있다. 그 태고의 짐승은 점차적으로 자신의 침묵의 심연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때로 오늘날의 모든 소음은 다만 그 태고의 짐승, 즉침묵의 드넓은 등에 붙은 벌레들의 울음소리에 불과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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