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일기 1

지금 육진六鎭 지방의 마포麻布, 관서 지방의 명주, 영호남 지방의 닥종이, 황해도 해서 지방의 솜과 쇠, 충남 내포內浦의 소금과생선 등은 모두 민생 일용품에서 뺄 수 없는 물건이다. 충북 청산靑山·보은報恩 사이의 수천 그루의 대추, 황해도 황주黃州·봉산鳳山 사이의 수천 그루의 배, 전남 흥양興陽고흥)·남해의 수천 그루의 귤 · 유자, 충남 임천林川 · 한산韓山의 수천 밭떼기의 모시, 관동지방의 수천 통의 벌꿀 등은 모두 사람들이 날마다 필요한 물건들로서 서로 바꾸어 써서 도움을 주는 것이니, 누가 싫다 할 것인가?
그러나 이 지방에서는 천한 것이 저 지방에서는 귀하고, 이름만 들었을 뿐 실물을 볼 수 없는 까닭은 대체 무엇 때문인가? 이는 곧 가져올 힘이 없기 때문이다. 사방 수천 리밖에 되지 않는 좁은 강토에서 백성의 살림살이와 산업이 이토록 가난한 까닭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국내에 수레가 다니지 않기 때문이다.
- P2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