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 그녀는 그 꽃의 이름을 기억해냈다. 칼라를 들고 슈트를 차려입은 남자는 방금 막 식장으로 들어가려는 청년처럼 보였다. 신부처럼 보였다. 어딘가 숨기를 잘하는 겁먹은 소년처럼 보이기도 했고 큰 슬픔에 빠진 아이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녀가 기다리던 사람이었으며 다시 못 만나게 될까봐 두려워하던 사람 같았다.
그녀는 그에게 묻고 싶었다. 그가 주려는 것이 꽃의 아름다움인지 꽃의 눈물인지. 그녀는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 P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