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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와 존재하기
조지 쉬언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달리기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가득 담아 찬양하다
다시 읽는 달리기 고전이다. 요즘 같이 날씨가 쌀쌀한 때 움직이지 않는 몸을 밖으로 꺼내 달리다보면 기분좋은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을부터 겨울까지가 가장 달리기 좋은 시기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달리기에도 권태가 존재한다. 회사일이나 컨디션 등 온갖 핑계를 만들어 달리지 않을 이유를 찾는다. 그럴때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나 이 책을 집어들어 다시 달리기 위한 중무장을 한다.
저자의 말을 통해 나는 다시 한 번 달려야 하는 이유를 깨닫고 달리게 된다. 달리기는 우리가 반드시 해야하는 놀이이자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활동이다.
달리다보면 숨이 차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고, 아직은 멈추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발을 내딛고, 결국 목표를 달성하면 기쁘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해도 다음을 기약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반복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꼭 무언가에 도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간관계든 사랑이든 우정이든 삶의 모든 범주에 적용될 수 있다. 말 그대로 희노애락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활동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열심히 달리는게 아닐까.
이와 더불어 달리기는 매순간 자신의 한계를 점점 더 멀리 보내 결국 그것을 뛰어넘는 멋진 스포츠다. 물론 모든 스포츠 활동이 그러한 느낌을 가지게 할 수 있지만 달리기는 나의 두 발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마침내 정복한다는 느낌을 준다.
흔히 길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으로 비유된다. 숨이 턱 끝까지 차고 다리는 금방이라도 풀릴 것처럼 비틀거려도 내 앞에 놓인 길을 열심히 달려 결국 종착지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앞으로 닥칠 많은 고비를 그와 같이 넘을 수 있다는 경험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난히 힘든 경주를 마쳤을 때 그래도 내가 해냈다는 쾌감을 느끼고, 다음에는 더 잘하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생기고, 힘들었어도 끝까지 완주해낸 내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오로지 내 자신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남들이 나보다 더 멀리 뛰든 빠르게 뛰든 그런건 하나도 상관없이 오로지 내 이상만을 향해 달릴 뿐이다. 살아가면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은데 달릴 때에는 내 심장박동수와 지면을 힘차게 딛는 다리, 내 숨소리만이 존재한다.
그렇게 온몸으로 달리면서, 인생의 길을 만들어가면서 내가 그 길 위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인식하기 때문에 달릴 때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고 또 달라질수 있는지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최선의 상태를 느껴라. 어떤 목적도 바라지 말고 일하라. 이 세상만사가 모두 혼란스러운 순간에도 편안해지고 자신감을 얻고 최고의 상태를 느끼게 해주는 일. 그런 일을 발견하면 그 일을 통해 자신의 삶을 지키도록 하라.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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