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p. 51

 하회탈 중에서 지금 가장 완전하게 남아 있는 탈은 아마도 양반과 각시탈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 두 개의 탈 중에 양반에 대해서는 중이라고도 하고 백정이라고도 해서 이설이 있는 모양이지만, 나는 여기에 그대로 양반이라고 해둔다. 원래 양반과 상놈이란, 경우에 따라선 백지 한 장 차이도 못되는 것이고, 또 옛날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도 역겹게 바라보던 양반탈이 오늘날 뒤바뀌어 백정이 되고 백정탈이 양반 행세를 해본다는 것도 도시 세상만사가 일장춘몽인 바에야 장자의 꿈처럼 사람도 되어보고 나비도 되어 봤다고해서 무슨 탓을 삼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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