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의 시장에서 허영과 탐욕은 끝나지 않는다1권에 이어 상류사회로 진입하고자 엄청나게 노력하는 레베카와 집안이 몰락하면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아멜리아의 이야기가 계속된다.베키는 원하던대로 상류사회에 들어가 인기와 부를 만끽하는데 그 행운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녀가 지속적인 허영을 위해 꾸미는 모든 계략이 남편에 대한 배신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아들을 낳았지만 아들에 대한 애정은 커녕 오히려 아들을 본인의 상류사회 진입에 방해만 되는 짐이라고 느낀다. 남편 로던은 자신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은 알면 안된다.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서 주변 남자들을 포섭하고 순진한 사람들을 속여 파산하게 만든다. 가족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다 그녀의 허영을 위한 이용대상이다. 그래서 로던이 마침내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고 바로 필요한 조치를 취했을 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자신의 본모습을 감추면서 연기를 할 때 분명 그것에 홀린 사람이 많았지만 그걸 간파한 사람도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다 허영을 쫓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는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다만 그녀의 성격상 재기를 위해 다시 순진한 사람들을 요리하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아멜리아는 레베카와는 완전히 반대의 삶을 살아간다. 집안이 파산한 후 아들을 죽은 남편에 이어 자신의 새로운 왕으로 모시고 애지중지 키운다. 그 와중에 아버지는 옛날의 부귀를 잊지 못해 다른 사업을 벌이고 그건 고스란히 새로운 빚이 된다. 어머니는 완전히 뒤바뀐 생활에 낙담하고 불평만을 늘어놓는다. 아멜리아는 어머니, 아버지의 병수발을 한마디 불평도 없이 해내고 아들을 시댁으로 보내 훌륭한 교육을 받게 해줌으로써 시댁으로부터 일정한 지원도 얻어낸다. 물론 그녀가 아들을 헤어지면서 흘린 눈물은 바다를 이룰 수도 있을것이다.분명 아멜리아는 레베카와는 다르게 희생적이며 자신의 처지에 맞게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하지만 왜 이렇게 아멜리아의 얘기는 지겨운 것일까? 레베카가 신분상승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얘기가 특별히 재밌는 것이 이유가 될 순 없다. 그저 아멜리아가 흘리는 눈물이 너무 지겹기 때문이다. 아멜리아는 순진하다는 표현으로도 모자라 너무 순진해서 이기적일정도다. 기뻐서 울고 슬퍼서 울고 죽은 남편이 그리워서 울고 아들과 헤어져서 울고. 울고 또 운다. 하도 울어서 처음에는 안타까웠던 감정이 없어지고 그녀의 눈물과 슬픔이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이건 도빈에 대한 감정이 표현될 때 절정을 이룬다. 레베카와 다시 만나게 된 후 아멜리아는 레베카를 절대 집에 들이지 말라는 그의 충고를 화내면서 무시하고 레베카를 다시 만난다. 레베카가 하는 얘기가 다 거짓이라는걸 아는 도빈은 그녀를 설득하려 하지만 슬픔에 빠진 친구를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 오히려 도빈에게 상처를 준다. 자신의 가족이 돈이 없어 힘들었을 때 후원해주고 그녀만을 바라보며 장장 15년을 기다려온 남자에게 말이다. 더구나 레베카는 자신의 남편을 적극적으로 유혹한 못된 친구였다. 그것 때문에 레베카에게 화까지 냈음에도 레베카가 흘리는 눈물에 다시 그녀와 친구가 되기로 하다니 어떻게 학습능력도 이렇게 없을 수 있는지. 희생적이고 순종적인 사람이라도 본능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는 법이다. 그녀는 도빈의 사랑을 이용하며 이득을 취했지만 죽은 남편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도빈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녀가 도빈의 마음을 알고 난 후 그녀가 도빈의 마음을 다루는 방식은 매우 이기적일정도로 잔인하다. 자신은 평소 해오던 대로 도빈에게 다정하게 대하다가 도빈이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오면 그때 거절할 것이라고 결정한다. 바꿔서 말하면 도빈이 자신과 자신의 아들에게 하는 모든 물질적, 정신적 지원들을 받을 수 있을때까지 받겠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다만 그녀는 매우 순수한 진심으로 그러겠다는 것이 문제다. 레베카는 자신만의 허영을 위해 사람들을 이용했지만 분명히 그녀는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알고 능동적으로 그것을 이용했다. 아멜리아는 순진하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받을듯 말듯 이용하다 결국 상처를 준다.결국 도빈이 그녀에게 이별을 고했을 때에야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다. 난 도빈이 그녀에게 돌아오지 않기를 바랬지만 도빈은 그녀에게 다시 돌아왔다.레베카와 아멜리아의 성격, 환경 등을 서로 반대로 설정하며 허영의 끝이 무엇인지 탐구하게 만들었지만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레베카나 아멜리아나 똑같다는 것이었다. 레베카는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아멜리아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허영을 쫓아간다.허영은 보이는 것만을 좇는 것이다. 허영의 시장은 그런 인간의 탐욕으로 굴러간다. 요즘에는 돈으로 신분이 결정되는 세상이지만 그런 것은 좆지 않으면 그만이다. 승진한 날 기분 내기 위해서 스테이크를 먹거나 사고 싶었던 것을 사는 것은 날 위한 일이다. 다만 승진했다고 해서 승진이 늦어지거나 취업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은 벗어날 수 없는 허영의 굴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내 가치가 있는 만큼 다른 사람의 가치 또한 있다는걸 잊지 않는다면 허영의 유혹은 능히 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