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p. 53~54

삐거덕거리던 나무계단, 자주 있던 단전에 대비하기 위해 항상 가까이 두고 있던 가스램프의 가늘게 흔들리던 불꽃, 기도를 하기위해 몸을 엎드릴 때를 노려 내가 등 위에 올라타면 그저 조금 더 소리를 높여 세미 알라후 리벤세미 알라후 리멘 하미데라고 기도하던 나의 자상한 할머니, 잼을 만들기 위해 과일을 끓일 때 집 안 구석구석까지 스며 들던 그 황홀한 냄새,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떠올리는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고 지내왔는가를 깨닫게 되면서 드는, 나 혼자만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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