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무렵 그는 우리 도시에서 너무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과장되게 어릿광대 역할을 자청했고 불쑥 나서서 양반들의 기분을 즐겁게 해 주길 좋아했는데, 물론 겉으론 평등한 관계인 양 보였지만 실제로는 양반들앞에서 완전히 쌍놈이나 다름없었다. 이것은 바로 그가 페테르부르크로부터 그의 첫 아내 아젤라이다 이바노브나의 사망 소식을 받았던 때의 일이었는데, 그는 모자에 상장을 단 처지였음에도 코가 비뚤어지도록 마시고 워낙에 추태를 부려서보통 사람들은 물론이고 도시에서 가장 방탕한 난봉꾼들조차도 그를 보곤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