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p. 793

그레첸이 쓰던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누워서도 핍은 엄마에 대한 생각을계속했다. 신시아는 핍이 어떻게 엄마를 미소 짓게 했는지를 알지 못했다. 핍을 바라보는 엄마의 미소에는 마음에서 우러난 순수한 사랑이 담겨 있었다.
엄마는 자기가 핍을 사랑하는 만큼 핍이 자기를 사랑해주지 않을까 봐 겁을냈고 표 나게 걱정했다. 엄마는 어린애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회고록을 읽고 난 후 핍은 엄마가 지금까지도 톰을 계속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는생각을 했다. 아, 황소 인형이 나오는 부분에서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엄마는 황소 인형을 들고서 미친 사람 같기도 하고 어린애 같기도 한, 기대에 찬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 핍도 침대에 동물 인형들을 늘어놓고 작은동물원을 차렸다. 엄마와 함께 인형에게 목소리를 부여하고 인형들 사이에 발 .
생한 도덕적 문제들을 해결해가면서 그 인형들을 갖고 몇 시간씩 놀곤 했다.
어린아이와 머리가 희끗희끗한 큰 어린이는 그렇게 어울려 놀았다. 큰 어린이는 종종 소심하게 작은 어린이를 곁눈질했다. 엄마는 사랑을 주고 싶어 했고또 받고 싶어 했다. 그래서 핍을 낳은 것이다. 그게 그리도 괴물 같은 짓일까?
오히려 경이로울 만큼 수완이 좋았던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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