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는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들에게 적대적으로 굴지 않는 방법을 몰랐다. 세상에서 핍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라 그런 것도 있었다.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을 통틀어 핍이 얻은 경험에 따르면, 남자들은 처음엔 핍의 매력에 끌려 사귀다가 나중에는 핍의 상태가 생각보다 훨씬 엉망진창임을 알아챘다. 괜찮은 남자일수록 헤어질 때 서로가 받는 고통이 컸다. 아직도 핍은 누가 자기한테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접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질이 안 좋은 남자들은 핍의 이런 점을 쉽게 알아채 이용해먹곤했다. 결국 핍은 좋은 남자든 안 좋은 남자는 믿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