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체하지 말게나. 자네도 사람 죽는 걸 보았을 거야. 조금도 코믹하지 않았지. 자네는 두려움을 숨기려고 농담을 하고 있지만 목소리가 떨리는 데다가 그 엉터리 시는 끔찍하다네—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 나는 사람이 죽는 걸 봤어……. 내가 본 바로는 대개 죽기 직전, 단말마의 고통이 지나고 나면 자극에 대한 감각이 흐릿해지는 순간이 있지, 죽으이 푹신한 장갑을 끼고 달려드는 거야. 반드시 잠이 들게 하며 서 목을 조이는 법이야. 죽음으로 인해서 우리와 갈라지게 되면 그것은 이미 그 뚜렷한 윤곽과 현존과 현실성을 잃어버리것이야. 너무나도 색채가 흐릿해져 버린 세계여서 그걸 버리고떠난다는 것은 더 이상 큰 고통이 아니게 되고 더 이상 아쉬울것이 없어진다네.
그래서 나는 죽는다는 게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닐지 모른다.
는 생각을 하지. 따지고 보면 누구나 다 죽게 되는 것이니까.
결국 그건 길들여야 할 한갓 습관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해.
사람은 단 한 번만 죽는 것이긴 하지만.
그렇지만 자신의 삶을 가득 채우지 못한 사람에게 죽음이란 끔찍한 거야. 그런 사람에게 종교는 때를 만났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지, "걱정하지 마라. 진짜는 저쪽 세상에서 시작인거야. 넌 거기 가서 보상을 받게 돼."
그러나 살아야 할 곳은 바로 여기 이승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