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근무
- 세상의 끝 p. 348 -
일하기 싫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눈물나게 생생한 묘사

여덟시 반이다. 헬블링은 회중시계를 꺼내어 회중시계의시계판을 커다란 벽시계의 시계판과 비교해본다. 그는 한숨을 내쉰다. 이제 겨우 모래알처럼 찔끔찔끔 10분이 지났고,
앞으로 남은 시간은 산더미처럼 무지막지하다. 그는 이제 일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시도해보려고 애쓴다. 그의 시도는 실패한다. 하지만 그렇게 시도하느라 시간이 조금 흘렀다. 고맙게도 5분이 더 지났다. 헬블링은 그렇게 지나간 몇 분을 좋아한다. 반면에 앞으로 다가올 몇 분, 순조롭게 앞으로 나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몇 분은 증오한 다. 그는 그렇게 게으른 몇 분을 매번 때려주고 싶다. 그는 머릿속으로 시계의 분침을 죽도록 두들겨 팬다. 하지만 감히 분침을 바로 보지는 못한다. 분침을 보면 기절할까봐 두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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