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 키큰하늘 9
조현미 지음, 김주경 그림 / 잇츠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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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리퍼

키큰하늘 9

글 조현미 / 그림 김주경

잇츠북

★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





연우가3학년 때 엄마와 아빠가 이혼했다. 그때부터 연우는 아빠와, 철우는 엄마와 살게 되었다. 아빠는 연우를 할머니 집에 맡기고 중국으로 일하러 갔고, 엄마는 재혼을 하기 때문에 두 달 전에 엄마랑 살 던 철우가 할머니 집으로 오게 되었다.

다시 만난 철우는 외모 뿐만 아니라 행동도 불량스럽게 변해있었다.






오늘은 연우 생일날이다.

철우는 하교 후 바로 오라는 고모 말을 무시한 채 학교에 갔다.

결국, 철우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쳤다는 사장님의 전화를 받게 된다.

왜 철우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쳤을까?

연우 생일파티에 가기 싫었던 걸까?

아니면 연우 생일을 망치게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게 사실이라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연우는 철우가 일부러 들킨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철우는 잠을 자는 연우에게 아침부터 시비를 건다.

"여전히 잘 주무시는구먼!"

"어릴 때도 잠 많이 잔 거 알아."

"도망치고 시치미 떼는 거 지겹지도 않나?






어릴 때 철우는 연우를 잘 따랐다.

아빠와 이혼하기 전까지 엄마는 여러 번 집을 나갔다.

엄마가 집을 나가면 아빠는 아이들을 할머니한테 맡겼다.

연우는 매일 싸우는 엄마, 아빠와 있느니 할머니 집에 있는 게 좋았다.

철우는 한 번씩 심통이 나면 고집을 피우고 땡깡을 부렸지만 잘 울고 겁도 많았다.

철우는 연우에게 의지하고 잘 따랐고, 연우도 무서웠지만 철우를 잘 돌봤다.

그런데 만나지 못한 사이에 철우가 너무 많이 변해 버렸다.

'도대체 언제부터 철우는 나를 싫어하게 되었을까?'

그러자, 할머니의 고무 슬리퍼가 떠오르면 또 어지러웠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끔 있는 일이었다.





연우는 철우와 말다툼을 하면 매번 머리가 핑 돌고 몸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큐브 모양의 물체들이 어둠 속에서 떠다니고 커다른 벽이 어른거렸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아이 울음소리가 벽 너머에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하지만, 깨어보면 연우는 잠에 든 것이었다.









연우는 철우와의 다툼에서 반복되는 증상이 나타나 혼란스럽다.

이번 다툼에서는 그 전에 보았던 아이 울음소리가 1학년 교실에서 울고 있던 철우 모습이 스쳐 지나갔고 벽 안에 바짝 대고 들여다보니 연우가 어릴 때 엄마와 아빠가 싸우던 모습을 떠올리고 말았다.

응급실에 실려갔던 연우는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증상이 계속 나타나면 심리치료나 상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일단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연우는 왜 자꾸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일까?




결국, 철우는 가출을 하게 되고

할머니는 철우 엄마를 불러 철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게 된다.



엄마는 철우가 4학년 때 3일 동안이나 혼자 놓고 재혼남과 여행을 갔고, 철우는 혼자 컵라면을 끓여 먹다가 뜨거운 물에 무릎을 데였다고 했다.

엄마는 먹을 것을 다 해 놓고 갔고 철우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다면서 억울해 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초등학생 자녀를 놓고 3일이나 여행이 말이 되나?

연우는 그 이야기를 듣고 겁이 많던 철우가 생각나서 가슴이 아팠다.

철우는 축구에 재능도 있었지만 무릎 흉터 때문에 짓궂은 축구부 녀석들이 놀려서 그만 뒀다고 했다. 할머니는 이제 모든 것을 알겠다며 엄마를 돌려보냈다.



연우는 다시 한번 엄마와 아빠 싸움 장면을 떠올리고 그 곳에서 고무 슬리퍼의 진실을 알게 된다. 연우는 엄마, 아빠가 싸울 때마다 귀를 막고 텔레비전 속 아기 엄마가 부르던 노래를 불렀다. 연우는 그렇게 툭하면 잠이 들었고, 잠에게 깨어나면 엄마는 없고 아빠가 배달 음식을 시켜 철우랑 셋이 먹었다. 그곳에 다녀와 떠올림 싸움 장면에 왜 자신이 없었는지 알 것 같았다. 연우는 잠으로 도망쳤을 때 모든 것을 감당한 것은 철우였다. 연우는 철우를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집 나간 철우는 집에 다시 돌아왔을까?

연우와 철우는 다시 예전처럼 사이 좋은 형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연우와 철우는 각각 마음의 상처를 다른 방법으로 아픔을 견디고 있었다.

연우는 속으로 삭히는 스타일이었고, 철우는 방법이 거칠기는 했지만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아픔을 견뎠다. 오히려, 아픔을 표출하는 방법이 드러내지 않는 방법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다. 표출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도와줄 수 있고, 스트레스가 그나마 덜 쌓이기 때문이다.

연우와 철우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컷다.

고모는 마음이 넓기도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화내지 않았다. 또한, 평점심을 잃지 않고 아이들을 끝까지 사랑으로 대하는 것을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고 아이들과 할머니 사이의 중간 역할을 잘 소화해 냈기 때문에 연우가 엇나가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할머니 또한 철우에게 말은 거칠게 해도 끊임없이 관심 갖고 보살펴 주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심리적으로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고모와 할머니 같은 성숙한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의 잦은 다툼이나 대화 말투로 인해서 아이들이 정서적 불안함을 느끼고 트라우마로 남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겠다.

이 책은 연우의 관점에서 쓴 글 이다.

문득, 철우의 관점에서 쓴 내용은 어떨까 궁금해졌다.

연우와 철우가 어렸을 때 어두웠던 가정환경을 잊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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