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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역사 - 세계를 탐구하고 지식의 경계를 넘다
윌리엄 바이넘 지음, 고유경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6월
평점 :
학창 시절 나는 꽤나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무언가 정확하게 딱 떨어지는 것을 좋아했던 터라 법칙을 알려주는 과학은 상당히 매력 있는 학문이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은 실제와 미지가 공존하는 묘한 학문이었다. 그런 과학의 개념과 발견을 역사적인 순서로 다룬 [과학의 역사]는 읽기 시작하자 손에서 떼기 어려운 책이었다.

[과학의 역사]는 총 40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고대 종교 속에 숨겨진 과학에서부터 과학사적으로 유명한 갈릴레오의 중얼거림을 지나, 중세와 근대의 과학을 통합한 뉴턴의 시대와 시간과 공간과 질량과 에너지의 상관관계를 규명해낸 아인슈타인의 시대를 넘어 현대의 디지털 시대까지, 다양한 분야의 과학의 발전사를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고 흔히 아는 과학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천문학 정도이다. 그러나 책에는 생각보다 의학의 역사도 들어있다. 저자인 윌리엄 바이넘 교수님의 전공 때문이라는 것은 그의 약력을 확인하고 알게 되었다. 그는 과학과 의학 관련 여러 권을 책과 논문을 발표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의학사 명예교수이다. 저자의 전공이 의학이어서인지 [과학의 역사]에는 의학사가 초반에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전공자가 아니라면 접하기 어려운 의학사는 꽤 흥미를 자극한다. 그 옛날에 그런 일이 있었어? 하면서 말이다.
책 속 과학의 세상은 하나씩 발전해 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히포크라테스의 업적을 후대의 인물들인 갈레노스가 발전 확장하려 하였고 파라셀수스나 베살리우스처럼 반대적인 의견을 개진하면 오류를 잡아가기도 한다. 뉴턴의 말처럼 앞선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좀 더 넓은 시야로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내기도 하고 오류를 수정해 발전시키기도 하는 어찌 보면 헤겔의 변증법적 세상이 과학의 역사에 녹아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뉴턴의 업적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어렸을 때 읽었던 그의 업적은 사과로 대변되는 만유인력뿐이었다. 그러나 [과학의 역사] 속 뉴턴은 위대하다. 뉴턴은 20대에 과학을 설명하기 위해 오늘날 미적분과 유사한 자신만의 수학적 도구를 발명해 내었다. 그는 천문학에도 물리학에도 뛰어난 성과를 내었다. 특히 학창 시절 배웠던 운동의 3법칙(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336년 전인 1687년에 알아냈다는 것도 놀라웠고 그 발견자가 뉴턴이라는 사실은 더 놀랐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짧은 책에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역사의 어느 순간에서든 과학이 그 특정 순간의 산물이라는 사실이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과학은 시대의 필요와 요구를 반영하기도 하고 어느 천재의 천재성이 발휘된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과학은 양날의 검과 같기도 하기 때문에 잘 사용하기 위해 대중이 깨어있기를 바라는 어느 과학자의 바램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저자의 바램을 이해하고 좀 더 날카로운 눈을 가지길 바란다. 교양지식이 플러스되는 것은 덤이다.
* 리뷰어스클럽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