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사회 - 진정성에서 프로필성으로
한스 게오르크 묄러.폴 J. 담브로시오 지음, 김한슬기 옮김 / 생각이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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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바이브 컴퍼니의 송길영 부사장님의 강의를 들은 적 있다. 강의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현대사회는 SNS 계정으로 자신을 대표한다는 내용이었다. 내(혹은 기업)가 어떤 사람(기업)인지,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 관심사는 무엇이며 내 능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내(혹은 기업)가 걸어온 발자취가 SNS에 시간의 두께만큼 켜켜이 쌓여있다. 그래서 나를 알리기 위해 긴말 필요 없이 SNS 계정을 알려주면 된다. 이 내용이 인상 깊었기에 [프로필 사회]의 제목과 간단한 책 소개 등을 보니 흥미가 생겼다.

[프로필 사회]는 한스 게오르크 뮐러와 폴 J. 담브로시오 공동으로 지은 책으로 현대사회의 현상에 대해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부제인 [진정성에서 프로필성으로]는 책의 중요 키워드를 관통하고 있다. 저자들이 동양철학에 이해가 깊고 중국이 주 활동 무대이다 보니 6장에서 장자의 우화를 인용하고 있는데 이는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책은 총 7장과 후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 큰 그림은 저자들이 하고자 하는 말의 마중물 같은 역할은 한다. 1장에서 주요 키워드를 던져주고 2장부터 각각의 키워드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설명한다.

정체성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저자들은 성실성, 진정성, 프로필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 구성에는 2장의 프로필성이 먼저 나왔다. 2장에서 내게 임팩트 있었던 것은 2차 질서 관찰의 네 가지 관점이었다.

【 2차 질서 관찰의 네 가지 관점 】

1.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 보기

2. 보이는 것처럼 보기

3. 타인이 보지 못하는 것 보기

4. 다양성과 부조화 보기

도서 [프로필 사회] 中

저자들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4가지 보는 법은 현대를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분석 툴을 하나 얻었다는 생각이다. 다만 어려워서 실제 적용이 가능할까 하는 걱정은 있다.

(책으로 돌아와서) "프로필은 단순히 보이는 게 아니라 보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일종의 자아 이미지다. 이 같은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작성되고 연출되기도 한다."(P.72)라는 저자들의 말처럼 프로필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동시에 의도적인 연출이 끼어들기 때문에 완벽히 진정성이 있지는 않다. 프로필의 특징은 마치 장님의 코끼리 더듬기와 비슷하다. 계정에서 보이는 프로필은 그 계정에 맞추어져 있어 일부다. 계정마다 다른 내가 일부씩 존재하는 셈이다. 심지어 완벽히 존재할 수도 없다. 나를 나타내는 완벽한 계정은 없을 테니까.

프로필성은 정체성 마케팅이라는 명목으로 기업들에게 성공의 열쇠를 주었다. 프로필성 논리에 따라 캠페인을 전개한 애플과 나이키가 대표적이다. 이 부분은 송길영 박사님의 강의에서 책보다 좀 더 많은 사례가 나온다.

성실성은 성실한 역할수행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지금은 성실성보다 프로필성이 더 정체성 확립에 더 적합하다.

진정성은 근대의 개인주의와 맞물려 꽃이 핀 개념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내 진정성을 누군가 알아줘야 한다는 점에서 참된 진정성은 불가능하다.


정체성에서는 정체성의 특징과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프로필성, 성실성, 진정성 자체에 과하게 집착하는 행태는 온전성을 위협한다. 온전성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온전성이 부작용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프로필 사회]는 현대 사회의 정체성에 관한 책이다. 성실성, 진정성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프로필성의 시대라는 것을 여러 예시와 철학을 버무려 설명하고 있다. 현대의 모습을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중간 무릎을 치면서 스쳐지났던 현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것은 구조가 약간 어색한 감이 있었다. 큰 틀의 정체성에 이야기하고 성실성, 진정성, 프로필성에 대해 1장에서 키워드를 던졌다면 지금처럼 프로필성이 먼저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성실성과 진정성을 먼저 설명하고 프로필성을 설명했다면 구조가 머릿속에 짜지면서 이해하는데 더 쉬웠을 것 같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현대사회의 프로필성에 대한 설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프로필성에 대해 작가가 주장하는 바가 있었다면 좀 더 독자가 본인의 생각을 개진하는 적극적인 독서가 가능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현대 사회의 현상에 대해 그 기본이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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