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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파운더 - 유니콘 기업의 창업과 성공 배경
알리 타마세브 지음, 문직섭 옮김 / 세종연구원 / 2022년 5월
평점 :
보통은 책 제목에 책의 분야가 어느 정도 묻어 나온다. 하지만 슈퍼 파운더는 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도대체 어떤 내용일지 가늠이 안되었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경제도서인지.... 출판사의 책 소개에서 "유니콘 기업"이라는 첫 문장을 보자 제목이 이해되면서 바로 관심이 생겼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여러 스타트업 기업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건 극소수인데 그들의 성공에 대해 분석해 놓았다니......
저자인 알리 타마세브(Ali Tamaseb)는 그 자신이 성공적인 창업기업가였고 현재는 실리콘밸리의 여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의 파트너이자 여러 기업의 경영진, 이사회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현직에 있으면서 어떤 회사는 그저 그런 스타트업에서 멈추는데 어떤 회사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공하는지에 의문을 품었다. 스스로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서문에 적었지만 그의 말대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의 패턴을 찾는데 이 책은 그 가치가 있다.
책은 크게 창업자, 기업, 자본조달의 3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각 파트별로 세부 챕터를 설명하고 챕터 마지막에 현재 성공한 유니콘 기업의 창업자와의 인터뷰를 함께 수록했다. 이 인터뷰가 상당히 인상적인데 하나의 세부 챕터에서 다음 챕터로 각각의 내용을 연결하는 매개인 동시에 각 회사에서 겪었던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어 쉽게 읽힌다
우리가 아는 많은 창업자들이 성공의 확신을 가지고 명문대를 중퇴하여 회사를 키운 천재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창업자의 이런 스토리는 굉장히 서사적이어서 기억에 강렬히 남는다.
그러나 저자는 [창업자]의 파트에서 이런 편견들을 바로잡는다.
창업자들의 나이는 천차만별이고 20~30대의 나이가 성공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걸 조사한 내용으로 보여준다. 공동창업자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1명이 유리한 것도 아니다.
물론 학력 부분도 편견이 있는데 스탠퍼드 대학이 실리콘밸리 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적인 영향으로 스탠퍼드 대학의 창업자가 많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컬링 대표팀인 [팀 킴]과 같은 부류이다. [팀 킴]도 평창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의성에서 할 수 있는 스포츠는 컬링밖에 없었다고...
즉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비슷한 관점으로 좋은 기업을 다닌 경력이 창업자 본인은 좋은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투자자나 고객에게는 신뢰감을 줄 수 있어 더 도움이 된다.
슈퍼 창업자들은 최초에 성공했다기보다는 작든 크든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한 기업을 최종 목적지까지 이끌고 나간 경험이 정말 중요한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되었다.
나이는 슈퍼 창업자와
상관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느 정도 성공한 기업을 만들어낸
경험이 중요하며,
그런 경험은 창업자가
열여덟 살이든 예순 살이든 상관없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의 아이디어를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나 역시도 가끔씩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면서 창업을 알아보기도 한다. [기업]의 파트에서는 유니콘 기업의 아이디어 형성 과정 및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관념화를 거치면서 다듬어져야 한다. 과연 이것이 시장에서 먹힐만한가? 가 가장 중요하다.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책을 기업의 사업 부분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기억에 남는 챕터는 [전환]이라는 챕터였다. 모든 기업이 단번에 성공하지는 않는다. 전환은 기업의 사업모델이 잘 작동하지 않을 때 해야 하는 것으로 기업의 규모가 작고 기존 아이디어와 새로운 아이디어 사이에 공통점이 있을 때 더 성공적이라고 한다. 문제는 매몰비용인데 새로운 아이디어의 성공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현금 지출을 통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창업자의 능력이기도 하다.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에 빠져 성급히 확장시키는 오류를 벌이지 말라고 조언하는데 "주식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라는 주식 격언과 일맥 상통하다고 생각했다.
성공한 창업자는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필요는 없지만
변화 시점을 인식해야 한다
비타민과 진통제라는 [제품] 챕터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성공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당장의 고통과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시간 절약과 비용 절약!!
이 두 가지 카테고리가 편의성과 같은 카테고리 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
제품이 팔리는 [시장]의 규모도 중요하다. 기존 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절대적인 시장규모가 클수록 큰 기업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오히려 경쟁기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는 식으로 절대적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동시에 성장한 기업은 경쟁자를 방어할 요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네트워크 효과든 브랜드이든 방어에 실패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자본조달은 여러 가지가 있다. 독자 자본, 에인절 투자 자본, 벤처캐피털 투자 자본. 기업마다 자본 조달의 방식은 다르다.
깃허브처럼 경영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회사가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를 때까지 독자 자본을 유지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투자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자본 조달에 성공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떡잎부터 알아본 것인지 유니콘 기업들은 초기 단계에서 비교군인 랜덤 기업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자본을 조달했고 가치 평가도 더 높았다. 특히 유명 1군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기업의 매각 시에도 영향을 미친다. 확실히 시스템과 네트워크가 잘 형성된 1군 벤처캐피털들이 자신의 투자 대상을 좀 더 좋은 가격과 조건으로 사줄 수 있는 회사들과 더 연결이 쉽다.
1군 벤처캐피털이 아닌 곳에서 투자를 받은 유니콘 기업들도 많다고 하나 이런 모습을 보니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약간은 헷갈리기도 했다.
가장 확실한 것은 기업의 아이디어가 좋고 제품이 고도화되어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며 방어력까지 갖추고 있다면 창업자가 자본조달을 위해 노력할 시간이 줄어들고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는데 내가 이런 스타트 업계의 용어나 기업들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는 점이었다. 테슬라, 줌, 에어비앤비, 우버, 페이스북 등 익숙한 회사나 창업자들의 내용은 쉽게 이해되었지만 처음 들어본 이름의 기업 이야기에는 읽는데 한참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에인절 투자"라는 용어도 알지 못해서 따로 찾아보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창업의 원칙 같은 것도 배울 수 있었고 의외로 주식투자에 적용할 만한 부분들도 있었다. 여러 가지 인사이트도 주는데 그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 적용할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자꾸 다른 길로 빠지게 만들어서 오히려 곤란했다.
특히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께 바이블이라고 권하고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