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나
김성우 지음 / 쇤하이트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오디오클립 한주 한책 서평단 장민지입니다. 20살 이후 집을 떠나와 오랜 시간 자취를 하고 있는 나에게 어머니와 나는 공감이 가는 주제가 많이 있었다. 특히 어머니의 잔소리 행간에서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과, 어머니가 평범한 인간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등은 나 아닌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항상 흘러간 시간을 이리도 아쉬워하는가? 어머니가 젊으셨을 때 좀 더 편안하고 자유롭게 사시도록 하진 않았을 까 이 책을 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언어학자로서 어머니와의 대화를 기록하기 시작하였고, 그 기록의 일부분이 이 책에 소개된 것이다. 그에겐 어머니와의 대화를 돌아보고 기록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멋진 일상인가? 솔직히 가족 특히, 어릴적부터 주요 대화 상대였던 어머니와의 대화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불편해졌고, 가족과도 대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으로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적정선의 이야기만 하고 살아온 지 좀 오래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반성하고 생각했다. 어찌보면 전자의 방법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의 방어기제였을지도 모른다. 단절하며 살아가는 거, 나에겐 익숙하고 편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대화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세계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아직 늦지않았다. 나에게 주어진 사람들 그리고 허락된 사람들과 더욱 많은 대화를 하고, 일상을 보내기로 그것이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우리 어머니가 나에게 자주 해주셨던 말씀이 있다. 세상에서 손해보고 사는 것이라고 그게 이기는 것이라며, 잘난체 하지 말라며, 어렸을 적 동네에서 나는 잘난척을 많이 하는 도도한 아이였다. 그런 딸이 염려스러우셨는지 아직까지 이 소릴 계속 하신다. 그 때마다 아니라고 난 세상을 이길거라고 말했었는데, 그런 대화 또한 어머니와 나를 이어주고 있었고, 내가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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