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업 Buttonup ISSUE. 01 PURE 순수함 - 사라진 것, 아직 남아있는 것
버튼업 매거진 편집부 엮음 / ㈜리브위드 / 2023년 9월
평점 :
절판


12월이 코앞이다. 기온도 영하권으로 뚝 떨어졌고, 사람들은 옷장에 묵혀 뒀던 두꺼운 패딩점퍼를 꺼내 입기 시작했다. 멋을 낸다며 셔츠 단추 몇 개 풀고 다닌 게 얼마 전이었는데, 이제는 그 단추들을 목 끝까지 채운다.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유지하고 싶어서 말이다.

단추를 채워 체온을 높이는 것처럼 메말라버린 감수성의 온도를 치솟게 할 잡지가 창간됐다. 이름하여 Buttonup 버튼업!



대중문화, 예술 잡지로 분류된 독립 매거진 Buttonup은 창간호 표지에서 느낄 수 있듯 <순수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제인 '사라진 것, 아직 남아있는 것'에서 보듯 뭔가 아련하면서도 명확하게 단정하기 힘든 단어 ‘순수함’을 Buttonup 창간호는 야심차게 건드리며 독자들에게 다채로운 ‘순수의 맛’을 누리게 한다.


‘회사 대표님께는 없는 것’이라고 순수를 말하는 에디터 몽키는 ‘순수함’에 대해 스스로 한 고민의 결과를 독자들과 나누고 ‘순수’를 키워드로 만난 사람들, 조사 내용들을 이 잡지에 꽉 채워 넣었다.


마케팅 데이터로 찾은 순수의 색에서부터 순수한 맛을 느끼게 되는 ‘차지기’ 레시피와 에디터 몽키의 개인적 견해가 진하게 묻어난 ‘순수하다고 느껴지는 것들, 순수한 것 같지만 순수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들, 순수하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순수할 수도 있는 것들을’ 리스트는 공감과 괴리감 사이를 왕복하게 한다.




다채로운 분야의 사람들에게 ‘순수함’에 대한 묻는 인터뷰 기사들도 색달랐다. 뻔한 분야의 뻔한 사람들이 아니라 어떻게 이 사람에게서 순수함을 찾으려고 했을까 싶은 인터뷰 기사들. 인터넷 검색창에 ‘순수’를 검색해 나온 ‘순수’ 헤어샵 대표와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MZ세대 안무가, 버터플라워 케이크 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 평면회회 작가, 한국인 최초 엠뷸리 여성 셰프, 무용가, 배우, 포차를 운영중인 자영업까지 이런 분들과도 ‘순수함’이라는 주제러 대화하며 꼬리를 이어갈 수 있구나싶어 그 방향과 독특함에 감탄하게 된다.


레트로에서 찾은 순수함을 보여주며 레트로가 유행하는 이유를 짚어낸 부분에서는 시대를 관통하는 울림에, 예쁜 쓰레기를 모으는 행위에 정당한 이유를 찾은 것 같아 은근히 감사하게 됐다. 순수한 시절에 빠져들었던 ‘우화’나 어른들도 아이처럼 즐기는 ‘픽사’ 영화와 미술 작품, 음악까지 우리가 떠올리고 생각하는 모든 ‘순수함’을 엿보며 주제가 뻗어나가는 확장성에 과연 이 잡지는 얼마동안 기획하고 준비했을까 궁금증이 일었다.



순수함이라는 말을 '언제 최초로 사용했을까'라는 어원의 기원과 철학, 신화, 종교, 정치 분야에서의 순수함, 또 학교가 순수함에 독인지 득일지, 비건과 순수함 같은 조금은 예민하고 논의가 필요할만한 점도 다루고 있다.


계속해서 독자와 대화를 시도하는 잡지 Buttonup은 마지막에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마지막 질문에 혼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판권면을 보니 Buttonup 로고 아래 'LIVEWITH'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함께 살다, 받아들이다, 수용하다, 화합하다, 용납하다....

내 감수성의 온도를 높힌 Buttonup이 내 일상 속에 녹아 들고, 이 글들이 삶에 결합되고 융화될 것 같은 느낌?! 아~ 잡지 정말 PURE하다!!

*본 서평글은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buttonup.magazine)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몸은 순수함을 원하는데, 머리가 거부한다고 해야 할까?
순수해지는 건 어쩌면 정말 간단하고 무척 쉬운 일인데, 이 시대에는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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