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project B
자크 마에스.리서 브라에커르스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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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그림책, 너머의 발견


반달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세계 그림책 작가 시리즈 ‘프로젝트 B'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가 2023년 봄, 세 번째 책으로 독자들을 찾아왔어요. 


이번에 만나게 될 '세계의 그림책'은 서유럽 벨기에 출신의 그림책 듀오 자크 마에스와 리서 브라에커르스의 <오스카>입니다.


2021년 12월에 고트 출판사를 통해 자크 마에스와 리서 브라에커르스 작가의 <빅토르>가 먼저 소개 됐는데(원서 Viktor, 2018), 이번에 번역된 <오스카>(원서 Oskar. 2016년)는 글 없는 그림책으로 한 아이와 그가 특별히 애정하는 공룡 장난감 '오스카'의 이야기입니다.


오스카는 아주 특별한 장난감 공룡이에요.

내 소중한 친구이지요.

그런데 오스카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나는 오늘 오스카를 찾아 모험을 떠날 거예요!


앞표지 속 아이가 쥐고 있는 저 공룡이 아이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난감 ‘오스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책을 감싸고 있는 겉싸개를 벗겨보면 겉싸개 안쪽에 또 다른 그림이 숨겨져 있습니다. 두 눈을 살포시 감고 있는 아이가 상상의 세계로 떠나기 직전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초록과 주황, 하양의 단출한 색으로 아이와 그를 감싼 세계를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표현해 놓았습니다. (겉싸개부터 스며드는 오스카!)



물풀과 산호초 사이사이로 해양 생물들과 동떨어진 물건들(자전거, 기타, 우산 등)이 보입니다. 면지를 넘기면 아이와 오스카의 알콩달콩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선물를 받은 아이. 선물상자 속에는 아이가 그토록 바라던 ‘공룡 장난감’이 들어 있습니다. 그날부터 ‘오스카’라 이름 붙여준 공룡 장난감은 한순간도 떼놓을 수 없는 아이의 최애 장난감이 됩니다. 영화 <토이 스토리>에 나왔던 앤디와 카우보이 인형 우디처럼 아이와 ‘오스카’는 언제나 함께 했어요. 같이 카드놀이도 하고 오스카를 어깨 위로 무동도 태워주고, 오스카에게 좋아하는 책도 읽어줬어요. 신나게 해적놀이도 하고 사진으로도 남겨둔 소중한 장난감 ‘오스카’. 그 어떤 글자나 문장도 쓰여있지 않지만 아이가 얼마나 오스카를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그림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어요.


속표지에는 욕조 속에 ‘오스카’가 보입니다. 벽에는 아이가 찍은 오스카의 사진도 걸려 있고요. 책장을 넘기면 아이가 장난감들을 가득 들고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속옷만 걸친 아이가 향한 곳은 속표지에서 힌트가 나왔는데요,


바로 욕실이었습니다. 욕조 속에 수 많은 장난감과 함께 풍덩! 빠진 아이의 모습을 보세요. (저 장난감들 목욕 후에 다시 씻고 물 빼서 말리려면...에고고. 엄마감정모드 on. 😑) 그런데 오른쪽 현실 배경과는 다른 색상으로, 정확히 아이가 들어가 있는 욕조에 채워진 물과 동일한 색상의 세상이 왼쪽 페이지에 채워집니다. 아이는 두 눈을 꼬옥 감고 있어요.


두눈을 꼭 감고 물놀이를 즐기던 아이는 평소와 다르게 욕조 속에서 허전함을 느낍니다. 갖고 온 장난감들을 모조리 욕조 밖으로 빼내 눈으로 확인하고 나고서야 뭔가가 사라졌다는 걸 깨닫게 돼요. 네. 바로 최애 장난감 '오스카'가 없다는 것!!!


애정하는 최애 장난감 ‘오스카’의 실종. 이 때부터 아이의 '오스카 찾기 대모험'이 펼쳐집니다. 

아이를 둘러싼 욕조는 같은 형태의 다른 여러 곳으로 변합니다. 작은 연못이나 늪, 큰 항구, 드넓은 바다로 말이죠. 아이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공간 속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오스카의 일부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오스카가 아니었어요. '모험-구조-실패'가 몇 번 반복되는데 이게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물건과 생명체들 속에서 '오스카'를 찾으려 더욱 집중하고 빠져들게 되죠. 악어들이 가득한 연못과 커다랗고 작은 배들이 가득한 항구, 고래들과 잠수함으로 가득한 바다로 까지 공간은 계속 확장됩니다. 

과연 아이가 간절히 찾는 ‘오스카’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아이는 오스카를 무사히 찾아낼 수 있을까요??




밑도 끝도 없이 펼쳐지는 아이의 모험에 글도 없어서 이 책 <오스카>를 '아이에게 어떻게 읽어주지?' 당황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면 아이는 실제로 욕실을 떠난 적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초현실적인 상상과 잃어버린 장난감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 뒤섞여서 이렇게 독특한 책이 탄생하게 된거죠. 

아이가 '오스카'로 오인했던 물건들이 무엇일지 아이들과 추측해 맞춰볼 수도 있고, 사라진 오스카를 찾기 위해 원정길에 오른 아이를 무심한듯 계속 지켜보고 주위를 서성이는 새의 존재도 의식하고 보면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미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오스카는 어린이의 상상력에 대한 송가입니다. 결국 이야기 속에서 잃어버린 작은 공룡을 발견하게 되겠지만, 우리는 여러분이 찾는 것을 멈추지 않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쭉, 여러분의 삶 속에서 상상력을 찾기를!

발견하고 찾는 것을 멈추지 않기를, 삶 속에서 상상력 찾기가 계속 되기를 바라는' 작가들의 마음과 노력이 담긴 <오스카>.



이 책은 '색상'의 쓰임과 활용 측면에서도 무척이나 의미 있다는 책이라 봅니다. 그래픽 디자인 전공하면서 만난 부부 일러스트레이터 답게 자크와 리서 작가는 그림책 작품을 진행하면서 색상에 무척이나 공을 들인다고 해요. 이 작품 역시 제한된 몇 가지 색만으로 아이가 펼치는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를 그렸습니다. 초록과 주황, 그리고 하양으로 색이 제한되어 있어서 단조로울 것 같지만, 하나의 일관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한것 같은데 조화롭고, 심심할 것 같은데 멋스러운 일러스트! 상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즐거움에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누릴 수 있는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는 책인거죠.



세계의 그림책을 발견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B'에서 이들 작가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그런 특유의 스타일과 독특함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던것 같습니다. 미래가 더 기대되고 궁금한 주목할 만한 그림책 작가 '자크 마에스와 리서 브라에커르스', 그리고 그들의 작품 <오스카>를 여러분들도 꼭 만나보셨으면 합니다.


📌 본 서평글은 반달에서 진행한 서평단 'B평가' 모집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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