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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거인 ㅣ project B
라울 니에토 구리디 지음, 이숙진 옮김 / 반달(킨더랜드) / 2022년 11월
평점 :
스파이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을 법한 어마어마한 이름, Project B!
반달 출판사가 시도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라는 뜻으로, 국내 창작 작품들을 선보였던 side A를 넘어 세계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한다는- 또 다른 면인 side B를 보여주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해요.

“세계의 그림책, 너머의 발견”이라는 Project B 시리즈의 첫 책은 스페인 세비야 출신의 그림책 작가 라울 니에토 구리디의 <어마어마한 거인>입니다.

엄청난 크기의 글자와 읽기도 버거운 막대한 숫자들, 거대한 거인의 모습들로 독자들에게 '어마어마한 거인'의 존재를 계속 어필하다가 마지막으로 슬며시 거인의 '신기한 점'을 이야기해줍니다. 앞선 페이지들과는 상반되게 새끼손톱보다 더 작은 글자로 오밀조밀하게 쓰여 있는데, 이 페이지에서는 화자의 음성이 자동 지원되는 듯 갑자기 볼륨이 확 줄어든 것처럼 느껴져요.
그리고 펼쳐지는 거인의 존재감!! 페이지를 넘겨야만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거인의 거대함. 접혀진 그림을 펼쳐지는 방식이 아니라 책장을 넘김으로써 깨닫게 되는 거대함이라 더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장면이었답니다.

글과 그림, 타이포그래피까지 작가 구리디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 바로 <어마어마한 거인>입니다. 이야기는 놀랄만큼 단순하지만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어마어마’함은 그림책이기 때문에 표현될 수 있는 방식들이죠. 어마어마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활자 크기, 모든 사물들을 미니어처화 하는 거인의 형상, 특히 페이지를 넘겨 거인의 크기를 가늠하게 하는 장면까지! 그림책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부분들입니다. 그림을 펼쳤을 때의 시각적 몰입감, 거인을 나타낸 질감과 그림들의 색감,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작품입니다.

Project B의 첫 책으로 <어마어마한 거인>을 선택한 이유는 ‘그림책’에 담긴 글과 그림의 상호작용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어서가 아닐까 해요. 글이나 그림,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면에서 놀라움이 '발견'되는 작품으로 우리 독자들에게 그림책이 주는 즐거움을 제대로 즐기게 해주겠다, 발견하는기쁨을 주겠다는 의지가 이 책에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듯 합니다.
그 어떤 책보다 흥미롭고,따스하며 놀라운 'PROJECT B' 시리즈 첫번째 책, <어마어마한 거인>. 여러분도 그 매력이 푹 빠져보셨으면 합니다.

*본 서평글은 반달에서 진행한 서평단 'B평가' 모집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