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야, 내 거!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2
엠마 야렛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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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법 같은 책, 상상력이 풍부하고 신나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엠마 야렛 작가의 신작 <내 거야, 내 거!>. 2021년 12월에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2번째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꼭 알려줘야하지만 설명이 쉽지 않은 '관점'을 이 책에서 담고 있어요.



엠마 야렛 작가 하면 일단 플랩이나 구멍을 통한 엿보기 같은 게 먼저 떠오르실 텐데(<산타에게 편지가 왔어요>, <책 먹는 도깨비 얌얌이> 등), 이 책 역시 책 표지부터 다음 페이지가 살짝 엿보이도록 뚫려있습니다. 종이공학이나 참신한 요소가 포함된 책을 선호하는 엠먀 야렛 작가다운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책 앞표지에는 네 마리의 동물. 생쥐, 개구리, 여우, 곰이 모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운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내 거야, 내 거!>라는 제목 위 아래로 다이 커팅(Die Cutting) 기법으로 구멍 난 동그라미를 향해 손을 뻗고 있어요. 구멍을 통해 드러난 독특한 무늬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도대체 저 동그라미가 무엇이기에 동물들 모두가 저렇게 간절히 원하는 걸까요?

이야기는 언덕에 동그랗게 생긴 무언가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배가 고팠던 쥐가 가장 먼저 동그란 무언가를 발견해요. 구멍을 통해 보이는 동그란 무언가는 배고픈 생쥐에게 과일로 보입니다. 이후 자전거 바퀴가 필요한 개구리, 새 공이 필요한 여우와 새 의자가 필요한 곰이 등장하는데, 동그란 무언가는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그란 무언가를 차지한 그들은 각자 ‘내 거야 내거!'를 외치는데,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며 뺏고 뺏기는 과정은 반복되는 글과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그리고 극적인 효과를 더하는 다이 커팅을 통해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폭발하듯 터지는 마지막 반전!(두둥)!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엠마 야렛 작가의 그림책다웠어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지식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며 속한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관점은 달라집니다. <내 거야, 내 거!>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처럼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것이죠. 그러면서 각기 다른 사람들 사이에 오해가 쌓이고 갈등이 생겨납니다. 이야기 속 생쥐와 개구리, 여우와 곰 역시 모두 똑같이 생긴 하나의 동그란 무언가를 보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무언가는 각기 다른 물체로 표현됩니다. 본질이 무엇인지는 따지거나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그 외관만 슬쩍 보고는 자신들의 관점에서 현재 필요하고 원하는 것이라며 소유권을 주장합니다. 생쥐와 개구리, 여우와 곰은 주장만 하고 서로 대화는 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요. 자기 말만 하고 내게 필요한 동그라미를 차지하려고만 합니다.


서로 지지 않고 우긴다고 동그란 무언가가 내것이 되는 것도 아니었어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마지막 부분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자신들 관점에서 보고 느낀대로만 이야기하던 생쥐와 개구리, 여우와 곰이 동그란 무언가의 본질을 깨닫는 부분에선 전 좀 통쾌했답니다. 자신의 관점만 고집하던 이들의 최후다웠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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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중심적인 유아기 아이들부터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줄 부모님들까지- 관점의 차이를 쉽고 재미있게 만나고 싶다면, 또 동그란 무언가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내 거야, 내거!> 놓치지 마세요!


* 본 서평글은 네이버 카페 '책이 있는 마을, 북촌'에서 진행한 서평이벤트를 통해 북극곰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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