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소년 국민서관 그림동화 242
막스 뒤코스 글.그림, 류재화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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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뒤코스(Max Ducos). 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모험과 상상의 세계가 펼쳐집니다.그의 작품에는 언제나 모험과 상상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요,


<비밀의 집 볼뤼빌리스>에서는 한 소녀가 자신의 집에서 비밀 열쇠와 쪽지를 발견하며 보물찾기 하듯 집 안팎 곳곳을 탐색하고, <잃어버린 천사를 찾아서>에서는 미술관으로 견학 간 엘루아가 명화들 속에서 숨은 천사를, <비밀의 정원에서>는 성의 비밀을 풀고 싶어 하는 플로라와 파올로가 정원에서 단서를 찾아다닙니다. <모래 언덕에서의 특별한 모험>에서는 한 소년과 떠돌이 개의 조우를 통해 놀라운 사건이 펼쳐지고, <한 밤의 왕국>에서는 어린 시절 한번은 꿈꿔봤을 ‘아무도 없는 밤에 학교를 탐험하는’ 말썽쟁이 아쉴이 등장해요. 그뿐인가요. 아예 독자들에게 다양한 가능성의 세계를 툭 던져놓고 독자들이 이야기를 직접 만들게 한 <내가 만든 1000가지 이야기>까지... 막스 뒤코스의 작품 속에서는 언제나 추리와 모험, 놀이가 융합되어 환상의 세계가 열립니다.


프랑스 아동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그가 2020년 또 다른 모험이야기를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입니다. 바로 <등대 소년>이죠.




가느다란 밧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사람. 페이지 전체를 차지한 거대한 건물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본 구도로 이 등대가 얼마나 거대하고 높은지 한 눈에 보여주며, 우리 독자의 시각에서처럼 누군가 바다 아래서 저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도 들게 합니다. 부서지는 파도 사이에 아서왕의 제왕의 검처럼 바위에 비스듬하게 꽂혀 있는 검도 보이는데요, 바다와 검, 등대와 소년... 막스 뒤코스의 놀라운 모험의 세계가 그렇게 펼쳐집니다.



알리제 누나의 방에서 매몰차게 쫓겨나는 주인공 티모테. 우애 좋던 남매 사이는 사춘기에 접어든 누나의 심경변화로 소소한 변화가 생깁니다. 자상하게 놀아주고 돌봐주던 누나는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고, 티모테는 그런 누나의 관심을 끌고 싶어 ‘아름다운 모험’이라는 커다란 배를 그립니다. 하지만 누나는 관심을 주지 않고 화가 난 티모테는 벽에 붙인 그 그림을 확 떼어버립니다.

첫 장면에 등장한 티모테의 방을 잘 봐주세요. 전형적인 아이의 방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티모테의 배에 대한 관심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요. 벽에 걸린 액자에도, 베개 커버에도, 탁자 위와 옆에 놓인 책들, 여기 저기 흩어진 장난감과 책상 위에 실루엣으로 남아있는 배모형까지. 티모테의 일상에는 항상 ‘배’가 있어요. 누나에게 보여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배를 그렸지만, 누나의 쌩한 반응은 그동안 얼마나 자주 이런 일이 반복되어 왔는지를 엿볼 수 있어요.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남매간의 소소한 실랑이. 작가 막스 뒤코스는 이런 현실적인 사건 속에 환상의 공간을 슬쩍 집어넣습니다. 그림을 떼어내다 뜯긴 벽지 뒤에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고 있었죠. 바위를 향한 통로는 티모테와 우리를 이국적이며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데려다줍니다.


 

진한 파란색의 바다와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 구름 낀 하늘 한 조각들은 평면으로 된 그림임에도 입체적으로 보이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이끕니다. 섬세하지만 깊이 있고, 생동감이 넘치는데요, 작가 막스 뒤코스 작가의 특기라 할 수 있는 구아슈화를 이용해 푸른 바다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표현해 냈어요. 구아슈화는 고무를 수채화 그림물감에 섞어 그림을 그려 투명한 수채물감과는 다른 불투명한 효과를 내는 기법을 말하는데요, 특유의 산뜻함과 밝음, 붓놀림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 특징이라고 해요. 털이 거친 붓으로 그리면 약간만 칠해도 효과적인 임파스토(그림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화법)이 가능해서 강한 질감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진한 파란색의 바다와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 구름 낀 하늘 한 조각들은 평면으로 된 그림임에도 입체적으로 보이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이끕니다. 섬세하지만 깊이 있고, 생동감이 넘치는데요, 작가 막스 뒤코스 작가의 특기라 할 수 있는 구아슈화를 이용해 푸른 바다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표현해 냈어요. 구아슈화는 고무를 수채화 그림물감에 섞어 그림을 그려 투명한 수채물감과는 다른 불투명한 효과를 내는 기법을 말하는데요, 특유의 산뜻함과 밝음, 붓놀림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 특징이라고 해요. 털이 거친 붓으로 그리면 약간만 칠해도 효과적인 임파스토(그림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화법)이 가능해서 강한 질감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벽지 뒤에 숨어 있던 세계에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거대한 바위 언덕 넘어 에는 등대가 우뚝 솟아있었고요. 언덕과 등대 사이에는 널빤지와 밧줄로 만든 구름다리가 있었습니다. 티모테는 조심조심 구름다리를 건너갑니다. 그리고 등대에서 모르간이라는 또 다른 소년을 만납니다.

수평선 넘어 있는 오를레앙드 섬에서 온 모르간은, 자신이 어떤 일을 겪고, 왜 등대에 머물게 되었는지를 티모테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두 소년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오를레앙섬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며 성장하게 되지요. 과연 모르간은 모든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오를레앙드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환상의 세계로 발을 들인 티모테는 이 모험 끝에서 무엇을 얻게 될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꼭! 직접 이 책의 마지막을 확인하셨으면 합니다.

(스포 방지 차원에서 더 이상의 이야기는 설명하지 않을게요.)



제가 <등대 소년>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을 꼽자면 어리광쟁이 막내 티모테의 변화입니다. 모르간과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티모테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나는 여태까지 한 번도 이런 자유를 느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중략)

나는 이런 야망을 품어 본 적이 없다. 마치 마법에 걸린 듯,

뭐든 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티모테의 말 중에서


누나와 투닥거리고 나서 풀죽은 티모테는 일반적인 아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화가 나는 대로 그림을 찢어버리다 벽지까지 찢어버린 보통의 아이죠. 이 책을 읽는 꼬마 독자들처럼요. 하지만 평범한 티모테는 큰 뜻을 품은 모르간이 특별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조금씩 변합니다. 주인공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설정은 막스 뒤코스의 이전 작품에서도 살펴볼 수 있어요. 아마도 작가는 조금은 부족한 우리들이 서로를 도우며 성장하고 함께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점을 늘 강조하고 싶은 것 같아요.



괴물같은 도데카푸스, 일각돌고래, 오를레앙드 섬. 글밥도 많고 입에 붙지 않는 단어들이 등장해서 어린 친구들이 읽기엔 살짝 버거울 수도 있지만, 모험을 꿈꾸는 친구들이라면, 바다의 드넓음과 성장의 기쁨을 누리고픈 이들이라면 아마 이 책에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거예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려지는 경계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일깨우는 특별한 이야기. 우정과 도움, 자신과 대한 자신감과 형제 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볼 수 있는 <등대 소년>.

코로나19로 또 다시 집콕 해야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또 어른들에게 주저 없이 추천해드립니다.


*본 서평글은 제이포럼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 이벤트를 통해,

국민서관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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