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 가정 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 사람의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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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을 경험한 사람의 심리적 고통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하는 동시에

그 존재를 외면하게 만든다.

p.10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상은 물질적으론 풍요로우나 정신적으론 힘든것들이 많은 것 같다. 스트레스, ADHD, 자폐, 트라우마 등의 심리학적 용어들이 일상에서 사용된다. 정보의 공유로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심리적인 것들에 의한 것은 아닌지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전에는 나 혼자만 이상하고 불편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목소리에 힘을 얻으며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는 것들을 알게 되고 좀 더 나아지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 행한다.

심리적 외상이 없었던 시절이 있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나타난 증상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이름을 붙이지 못하다가 19세기 후반에 들어서 히스테리아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이후 계속된 연구는 외상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고, 세계 제 1차, 2차 대전으로 전쟁을 경험한 군인들의 전쟁 외상 신경증이 대두되었다. 현재 트라우마 연구는 높은 과학 기술로 생물학적인 측면을 밝혔고 그에 대한 결과로 외상 노출이 내분비계, 자율 신경계, 중추 신경계에 영속적인 변화를 시킨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끔찍한 사건을 견뎌 왔던 사람들은

피할 수 없는 심리적 손상 속에서 고통을 겪는다.

p.13

심리적 외상으로 피할 수 없는 심리적 손상의 고통을 경험하고 그를 말하지 못한다. 세계 대전 이전에도 이런 고통은 있었을 것이다. 이전에도 전쟁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 대전 이라는 세계 역사적인 큰 사회적 사건 속에서 그런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저자는 심리적 외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운동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왜냐하면 공론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비밀로 여겨지던 고통들이 모여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들, 참전 군인들이 목소리를 내며 공론화 되었고 이런 역사 속에서 이제는 '트라우마'라는 단어의 의미를 우리 모두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성폭력과 가족폭력 피해자와 참전 군인 및 정치 폭력 피해자들과 20여 년 동안 함께해 온 연구와 임상 작업의 결과로 외상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치료 작업과 회복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정말 반가운 이유는 말할수 없는 것들을 말할 수 있고 안전을 경험하며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꺼려하거나 싫어할때 쉽게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트라우마가 담고 있는 실재적인 의미는 공포보다 더할것이다.

과거의 사건임에도 현재의 삶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우리는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을 '생존자'라고 부른다.

외상의 완결에는 종착지가 없다. 완성된 회복이란 없다.

외상 사건의 영향력은 생존자의 일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퍼져 간다.

생존자가 인생에서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하면,

회복 단계에서 충분히 해소되었던 문제라도

다시 나타날 수 있다.

p. 417

그들의 회복은 세 단계로 완결되어 가는데, 첫째 안전을 확립하고, 둘째 기억하고 애도하며, 세째 일상과 다시 연결되어 간다. 정서가 수반되지 않는 진실의 진술은 치료 효과가 없기에, 외상 경험에 대한 언어적 표현은 고통스럽다. 말하는 현재, 과거의 그 감정을 다시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상을 이야기 하며 외상을 재구성하고 내가 되어 간다. 그래서 그들의 회복은 안전해야 하고, 외상은 이야기 되어야 하며 그들을 지지하는 지지 그룹도 필요하다.

심리적 외상은 말할 수 없어 더 억압된 사회적 약자들이자 피해자들의 경험이다. 지금 이 순간도 지구의 어느 곳에서는 전쟁과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계속 연구되어야 하고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안타깝게도 보호와 돌봄을 받아야 하는 어린이들 조차도 외상에서 안전하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실제적인 연구와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왜 생존자라고 부르는 것인지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생존자의 회복에는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중요 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말이 떠올랐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처럼 마주하기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 속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이해는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우리 삶을 구해 준다!'는 뒷표지의 문구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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