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사랑법 - 김동규 철학 산문
김동규 지음 / 사월의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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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온 존재를 걸고,

그들의 고독하고 불안하며 위를 향하여 맥박치는

심장의 주위에 집중된 모든 힘을 다하여

그들은 사랑하는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p.11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을 철학이라고 한다. 인간의 가장 근본을 연구하려니 당연히 '사랑'이 논의 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철학자의 입장에서 사랑이 어떻게 표현되고 사유되는지를 글을 통해 알게 된다는 것이 새로웠다. 철학자는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만 하는줄 알았는데, 사랑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하니 철학에 문외한이라도 책을 펼쳐 드는데 부담이 없었고,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인간의 가장 기본 욕구중의 하나로 "사랑"이 꼽힌다. 부모와 자녀간의 사랑, 이성간의 사랑, 자기를 향한 사랑, 신을 향한 사랑 그리고 우울, 슬픔, 한, 멜랑콜리.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마주하자니 보고 싶은 부분만 보고 보고 싶지 않은 부분은 외면하고 있었던 내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큰 스펙트럼안에서 내가 보고 싶은 한쪽면만 보고 살려했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렇기 밑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예전에 어떤 강의에서 들었던 내용인데, 예술가들도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살아서 삶의 굴곡이 없었던 이의 작품은 밝고 따스하고 좋은데 마음으로 전달되는 것이 약하더라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책을 읽어가면서 사랑에서 시작했던 이야기가 한으로, 멜랑콜리로 확장되며 애도, 복수까지 사랑에 대한 개념의 폭이 단순히 생각했던 것보다 더 깊고 넓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랑이 그렇게 밝고 따스하고 달달하고 간질거리는 모습이 다가 아니었던 것을 새삼 느꼈다. 내가 만든 틀에 이것도 집어 넣고 있었구나 싶어 씁쓸했다. 이래서 사람은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한다고 했나보다.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살고자 한다면, 그것이 철학의 시작이 아닐까?

"온갖 필요에 사로잡힘으로써 더욱 가난해진 시대"(p.227)에 살면서 어딘가 허기지고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건 당연한듯 하다. 필요만이 전부인 시대에 살면서도 철학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것 같다. 왜냐하면 나처럼 철학을 나와 전혀 상관없는 무관한 것으로 여기고 살다가도 어느날 문득,' 사람이 무엇인가?',' 인생은 무엇인가?',' 사랑이 무엇인가?' 처럼 마음 속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해야 하니 말이다.

책 속에 시와 더불어 소개된 작품들을 보면서 철학이 혼자 동떨어진 것이 아니고 여러 방면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철학이나 시나 애매하고 어려운것 마찬가지 였는데, 그나마 시를 접하는 것이 좀 더 쉬웠다. 의도적으로 매일 시 한편은 읽으려고 하고 있기에 그이제는 시를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문구는 한번 더 보고 써보려 한다. 그러면서 그 안에 들어있는 마음이 내 안에도 전해지겠지 싶다. 그리고 이제까지 너무나 필요에 의해 살았기에 지금부터는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철학이라는 장에 들어가 보려 한다. 그 시작으로 '철학자의 사랑법'은 좋은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은 아가 단계라 모르는 것들도 많지만 한발씩 내딛다 보면 알아지는 날이 있겠지 기대를 한다. 글의 출처에 참조할 논문도 알려주셔서 읽어보려 한다. 멜랑콜리는 여전히 알듯 모를듯 어렵다. 하긴 철학에 문외한으로 살아왔으니 어려운것이 정상이지 싶다. 자! 사랑하는 것을 배우자. 즐겁게 감사한 마음으로 마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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