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와 대화를 하면 이런 기분일까 싶다. 표면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생각하던 것들을 확장하게 되며 이야기를 통해 무언가 내 마음이 자라는것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한때 즐겨보았던 알쓸신잡을 보는듯하다.
사랑이라는 단순한 주제로 시작했는데, 평소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이야기 된다. 맹목적인 사랑이라면 뜨거운 불같은 사랑만 떠올렸는데, 이것과 연결되어 멜랑콜리, 우울, 슬픔, 설움으로 이어지는 전개에 이과적 감성을 가지고 있는 나는 같은 문장을 몇번을 읽게되었다. 봄은 시작이고 즐겁고 생기가 돈다고만 생각했는데, 동시에 슬픔이 시작된다는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나의 단순함이 이렇게 나타나구나 싶고, 이래서 책을 읽어야 하고 배워야 하는구나 싶다. 나도 모르게 긍정만 좋은것으로 여기고 한쪽만 바라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은 양면을 다 가지고 있고 그것이 균형을 맞춰야 되는건데, 밝은 면만 보고 살려고 다른면을 외면했다. 이 장면에 멈춰 내 안의 설움을 만나고 싶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멜랑콜리가 조금은 가깝게 다가오는것 같다.
